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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남아선호에 전세계 사라진 여아만 1억4000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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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남아선호에 전세계 사라진 여아만 1억4000만명"

입력
2020.07.0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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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아 차별 해결위해 경제 구조와 법안 수정 필요 제안

인도 뉴델리의 한 기차역에서 엄마와 함께 열차를 기다리는 한 여자아이의 모습. 남아선호 분위기가 강한 인도에서 성비 불균형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도 뉴델리의 한 기차역에서 엄마와 함께 열차를 기다리는 한 여자아이의 모습. 남아선호 분위기가 강한 인도에서 성비 불균형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극단적인 남아 선호 관습으로 인해 지난 한해 동안 전세계에서 1억4,000만명의 여자 어린이가 사라졌다는 통계가 나왔다. 이는 인공유산 또는 방임으로 죽음을 맞은 숫자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유엔인구기금(UNFPA)의 연례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결혼 다섯 건 중 한 건은 여아의 조혼이며 종교 또는 문화적 관습을 이유로 여성의 성기를 절제하는 할례의 위험에 처한 여아는 410만명에 달한다.

나탈리아 카넴 유엔인구기금 사무총장은 “여아를 상대로 한 유해한 행위는 지속적이면서도 심각한 수준의 트라우마를 불러 일으킨다”며 “이들이 (여아들이) 잠재력을 발휘할 권리를 빼앗는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슴을 눌러 발육을 방해하는 일명 ‘가슴 다림질(Breast ironing)’부터 처녀성 검사까지 최소 19가지의 관행이 수백만 명의 소녀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고, 이는 인권 침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남아 선호 현상이 뚜렷해 부부들이 여자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노력하거나 이미 태어난 딸의 경우, 건강하게 자라는데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이는 각 국가에서 비정상적 인구 비율로 나타나고 있으며, 많은 남성들이 배우자를 찾거나 아이를 갖는 것을 어렵게 하고 있다. 유엔인구기금은 또 이같은 흐름이 성에 기반한 폭력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조혼은 많은 국가에서 금지되고 있지만 여전히 매일 3만3,000건이 발생하고 있으며 전세계에 어른이 되기 전 결혼하는 여성은 6억5,000만명에 달한다.

유엔인구기금은 보고서를 통해 여아 차별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경제 구조와 법안을 수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예컨대 재산 상속 규칙을 바꿔 여성도 남성과 같은 수준의 자산을 받을 수 있다면 남자 어린이만 찾으려는 분위기가 줄어들 것이라는 식이다. 나탈리아 카넴 사무총장은 “법 개정만으로는 이러한 관행을 끝낼 수 없다”며 “우리는 근본적으로 양성 차별에 뿌리를 둔 각종 규범을 바꿔야 한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카넴 총장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여아 보호 프로그램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6개월 이상 프로그램이 중단된다면 2020~2030년 사이 1,300건의 여아 조혼, 200만명 이상의 여성 할례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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