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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타자→투수… 꽃 피워라 ‘37세 김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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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타자→투수… 꽃 피워라 ‘37세 김대우’

입력
2020.07.01 14:59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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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대우가 3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롯데 김대우가 3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프로야구 1ㆍ2군을 오가는 선수들 가운데 사연 없는 선수가 있겠는가. 마운드에 파란만장한 인생을 새겨 온 롯데 투수 김대우(37)도 그들 중 한 명이다. 페이소스가 강렬했던 그의 야구인생에 모처럼 환한 미소가 번졌다. 

김대우는 지난 3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0 KBO리그 NC전에 선발 등판해 2.1이닝 동안 42개의 공을 던지며 1실점(1피안타)하며 ‘오프너’ 역할을 톡톡히 했다. 고질병이었던 볼넷도 1개만 내줬다. 이날 선발 예정이었던 노경은이 손목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허문회 롯데 감독은 고심 끝에 김대우를 선발로 낙점했다. 김대우는 1일 본보와 전화 통화에서 “3회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내려오는 바람에 동료 투수들이 더 고생했다”라며 “공 던질 때는 몰랐는데 내려오고 나서 긴장 풀리니 갑자기 피로가 몰려왔다. 나도 모르게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다” 고 말했다. 롯데는 이날 경기에서 투수 11명을 쏟아 부으며 연장 혈투 끝에 10-8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김대우는 올 시즌 14경기에 계투로만 나서 평균자책점 4.60을 기록 중이었다. 그의 가장 최근 선발 등판은 10년 전인 2010년 5월 16일 잠실 LG전이다. 당시 2.2이닝 동안 6안타를 얻어맞으며 7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그러니까 NC전 선발 등판은 무려 3,898일 만이었다. 김대우는 “전날(29일) 선발 통보를 받았다”면서 “어차피 ‘난 선발이 아니다’ ‘2~3이닝만 막으면 된다’고 편하게 생각했는데 막상 야구장에 오니까 긴장되더라”라며 웃었다.


롯데 김대우. 연합뉴스.

롯데 김대우. 연합뉴스.


그의 야구 인생은 ‘파란만장 롤러코스터’였다. 광주일고 시절 좋은 신체조건(189㎝)에 초고교급 투수로 인정받으며 각종 상을 휩쓸었다. 당연히 2003년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롯데에 지명됐음에도 메이저리그 도전의 꿈 때문에 고려대에 진학했다. 하지만 미국 진출에 실패했고 2006년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뒤에는 대만 리그로 진출을 모색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2008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2009년 4월 25일 LG전에서 데뷔 첫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지만 1.2이닝 동안 5실점 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특히 역대 최초로 ‘5타자 연속 볼넷’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2010년에도 3경기(2패) 5.2이닝 평균자책점 19.06이라는 처참한 성적을 남겼다. 

2012년 타자로 전향해서도 6시즌 동안 타율 0.212에 그치면서 2군에 내려가 있던 시간이 더 길었다. 2018년 다시 투수로 재전향 했지만 5경기 성적은 3.1이닝 9.10에 불과했고 2019년엔 육성 선수로 전환돼 아예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한국 나이로 37세가 된 그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은퇴하려 했다고 한다. 김대우는 “새 시즌을 시작할 생각이 없어 마무리 캠프에서 거의 놀다시피 했다”면서 “그때 성민규 단장님이 ‘마지막으로 1년만 더 해보자’고 제안했고 다시 공을 잡았다”고 했다.

팀 자체 청백전에서 150㎞까지 찍은 김대우는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추격조’로 시즌을 시작해 지금은 중요한 상황에서도 등판이 잦아졌다. 한화전 ‘끝내기 보크’, 삼성전 0.1이닝 3실점이 오히려 변곡점으로 작용했다고 한다. 김대우는 “나와서는 안될 부끄러운 모습까지 나왔다”면서 “보여줄 것 다 보여줬다. 2군 내려가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면서 공이 좋아졌다” 고 돌아봤다.


롯데 김대우. 연합뉴스.

롯데 김대우. 연합뉴스.


벌써 12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아직 승리가 없다. 김대우는 “동료들이 ‘대우 첫승 만들어 주자’며 응원해 준다”면서 “하지만 이젠 내일 당장 은퇴해도 아무렇지 않을 나이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나에겐 ‘개인 1승’ 보단 ‘팀의 1승’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어제(30일 NC전) 승리가 너무나 소중하고 고마웠다”며 웃었다. 실제로 김대우는 30일 강판 뒤 더그아웃에서도 시종일관 초조하게 경기를 바라봤고 팀이 역전에 성공하자 가장 크게 환호했다. 그는 “큰 점수 차로 이길 때 내가 등판해서 이닝을 막고 동료 투수들이 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내 역할은 충분하다”면서 “다만 평균자책점(4.50)을 3점대 중반까지 낮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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