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경색 국면 돌파 방안 논의 관측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의 7월 방한을 위해 한미 외교당국이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미측과 비건 대표의 방한을 협의 중이다. 일본 NHK방송은 전날 "비건 대표가 7월 7~9일 한국을 방문하는 일정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8월 이후로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추세인 만큼 비건 대표 방한 일정도 유동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건 대표의 방한은 지난해 12월이 마지막이다. 북미 양측은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후 지난해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의 끈을 이어갔지만 끝내 결렬됐다. 지난해 말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언급하며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하던 시기 방한한 비건 대표는 북한 동향에 대한 한미 양국의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교환하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북미 관계는 교착 상태를 유지해왔다.
이후 6개월동안 뜸하던 비건 대표가 방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교가에선 그가 북미 비핵화 협상의 모멘텀을 조성할 묘책을 들고 올지 주목하고 있다. 비건 대표는 앞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독일 마샬기금이 벨기에에서 진행한 화상 간담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이) 미 대선까지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미국은 외교의 문을 계속 열어둘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과 북한이 양쪽이 가고 싶어 한다고 믿는 방향으로 실질적 진전을 이뤄낼 시간이 아직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비건 대표는 맞상대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미 대선 전후로 구분해 북한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중순 방한 중 "우리가 여기(서울)에 있고, 북한은 어떻게 (우리한테) 연락하는지 안다"면서 북측에 공개적으로 만남 제안을 했던 것처럼 북한을 향한 메시지를 보낼지도 관심사다.
미 정부 부장관인 비건 대표는 우리 정부 인사들과도 접촉할 것으로 보인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 한미관계 전반을 조율하고, 청와대 국가안보실 관계자 등 외교안보라인 인사들과 두루 회동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중요한 외교적 협의를 위해 방한하는 만큼, 비건 대표에게는 해외 입국자에게 적용되는 2주 격리 의무를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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