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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남' 조현범, 부친 지분 모두 물려받아… 한국타이어 형제의 난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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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남' 조현범, 부친 지분 모두 물려받아… 한국타이어 형제의 난 예고

입력
2020.06.30 22:01
수정
2020.07.01 00:49
15면
0 0

장남 조현식, 누나들과 연대해 경영권 싸움 가능성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최대 주주로 떠오른 차남 조현범(왼쪽)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과 장남 조현식(오른쪽)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 한국타이어 제공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최대 주주로 떠오른 차남 조현범(왼쪽)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과 장남 조현식(오른쪽)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 한국타이어 제공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전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회장이 보유 지분을 모두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사장에게 넘기면서 '형제경영'이 흔들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조현범 사장이 지난 26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조양래 회장의 지분(23.59%)을 모두 인수해 지분율 42.9%의 최대주주로 올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최대주주는 기존 조양래 회장 외 12명에서 조현범 사장 외 11명으로 변경됐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최대주주 일가 지분은 조 사장 외에도 조현식 부회장 19.32%, 조희경 0.83%, 조희원 10.82% 등 총 73.92%로 변동이 없다. 

조 사장은 이번 주식매수를 위해 NH투자증권에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31.99%를 제공하고 2,000억원을 대출받았다. 또 KB증권으로부터 한국타이어 지분 1.11%를 담보로 200억원을 추가 대출했다. 최종 결제는 이날(30일) 이뤄졌다. 

재계에서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경영권이 차남인 조 사장 쪽으로 쏠리게 되면서 '형제의 난'을 우려하고 있다. 당초 장남인 조 부회장은 조 사장과 동일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 조 회장이 지분을 모두 조 사장에게 매각하면서 후계구도에서 밀리게 됐다. 이로 인해 누나들과 연대해 경영권 싸움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최대주주만 바뀌었을 뿐 다른 경영상 변화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1986년부터 전문경영인(CEO) 체제로 회사를 운영해온 만큼 경영권 분쟁의 여지까지 계산하고 이번 지분을 매각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조 부회장과 두 누나의 지분을 합쳐도 조 사장(42.9%)보다 12% 가량 적은 30.97%에 불과하다. 

다만 금품수수 혐의로 진행 중인 조 사장의 재판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조 사장은 납품업체로부터 매달 수백만원씩 총 6억1,500만원가량을 받고 관계사 자금 2억6,3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4월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현재 2심 재판에 집중하기 위해 한국타이어 대표직에서도 물러난 상태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5억원 이상의 횡령·배임 등을 저지른 경영진은 회사 복귀가 불가능한 만큼 실형을 받게 되면 장남 조 부회장에게도 '역전'의 기회가 마련될 수 있다. 

조 부회장은 최근 경복초등학교 동창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만나 '현대차그룹 드라이빙 센터' 건립 협약을 주도하며 '현대자동차그룹'과 관계 개선 '해결사'로 떠오르고 있다. 양사는 2015년 타이어 편마모에 따른 진동·소음으로 인한 4만3,000대 규모의 제네시스(DH) 리콜 사건 이후 관계가 멀어진 상태다. 당시 책임공방이 벌어졌지만 현대차 측에서 수백억원의 리콜비용과 책임을 떠안았기 때문이다. 이후 현대차그룹은 신차용타이어(OET) 공급사로 한국타이어 대신 미쉐린, 콘티넨탈, 브리지스톤 등 해외업체를 주로 택했고 국내에서도 금호·넥센의 타이어 비중을 높였다. 

한국타이어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10% 이상을 보유한 조희원씨는 어느 한 쪽의 편도 들지 않기로 공식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안다"며 "조 사장이 재판, 현대차그룹 관계 개선 실패 등의 리스크가 있지만, 조 부회장이 국민연금(지분율 7.74%)과 기관 투자자를 끌어 모아도 지분 차이가 커서 싸움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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