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수사심의위 불기소 권고에 12년만에 작심 비판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사제단)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향해 "욕심을 비우고 양심을 찾으라"고 비판했다. 최근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사건을 둘러싸고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이 부회장을 불기소하라"고 권고하자 12년 만에 작심 비판하는 성명을 낸 것이다.
사제단은 29일 성명을 내고 "삼성 이건희ㆍ이재용 같은 부자가 세상에 또 있을까 싶다"면서 "바통을 주고받듯 아버지에 이어 아들이 검찰에 불려 다니고 법정에 서고, 하나마나한 대국민 사과와 약속을 반복하며, 누가 보아도 죄가 분명한데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술술 풀려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제단은 이 부회장을 두고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단돈 60억 원을 20년 만에 9조 원으로 불린 세계적 부호"라고 꼬집으면서 "그의 승승장구는 대부분 얌체 짓이었다"고 지적했다.
지난 26일 대검찰청 소속 수사심의위원회가 이 부회장에 대해 검찰 수사 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한 것에 대해선 "요절복통할 일"이라며 강도 높게 꾸짖었다. 사제단은 "그럴거면 검찰은 지난 1년 8개월간 무엇 하러 수사를 했던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이러다가 국민여론조사를 거친 다음 수사에 착수하라는 소리까지 나오지 않겠느냐"고 비판했다. 사제단은 "대법원이 이미 불법적인 경영권 승계를 주도한 것을 분명하게 말했다"면서 "기소를 앞둔 검찰은 머뭇거리지 말아야 한다"고 성토했다.
사제단은 2008년 이건희 회장 일가의 비리를 지적하며 '삼성특검과 삼성그룹의 경영쇄신안에 대한 입장'이란 성명을 끝으로 12년 만에 처음 삼성 문제에 대해 사회적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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