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9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과잉 수사, 무리한 수사가 있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 수사를 밀어붙인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한 발언이다. 당 안팎의 비판 여론에도 추 장관의 윤 총장 때리기의 강도가 갈수록 세지는 모양새다.
추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국 일가 수사와 관련해 검찰의 공정성에 의심이 간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추 장관은 “이 사건은 현재 수사 중인 사건이라 언급하기 곤란하다”면서도 “검찰의 그러한 수사를 개혁의 대상으로 삼고 있고, 제가 인권수사 개혁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검찰 수사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윤석열 총장이 법무부 장관의 정당한 지휘를 따르지 않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의 골든 타임을 놓친 적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나왔다.
신천지를 통해 코로나19가 확산되던 2월 법무부 장관이 공문으로 압수수색을 지시했으나 검찰이 제때 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이 장관의 지휘를 이행하지 않는 일이 반복되면 어떻게 처리하겠느냐'는 김남국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만약 제때 신천지를 압수수색했더라면 당시 폐쇄회로(CC)TV를 통해서 출입한 교인 명단을 확보할 수 있었겠지만, 압수수색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귀중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검찰의 압수수색이 늦어져 제때 방역을 못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추 장관은 김종민 민주당 의원이 윤 총장의 직무 수행에 대한 최근 여론조사를 언급하며 사퇴 필요성을 언급한 데 대해서도 공감을 표했다. 추 장관은 '법과 규정대로 하는 집행 업무가 5대5 지지를 받는 것은 빨간 불과 다름없다'는 김 의원의 지적에 "날카로운 지적”이라고 답했다. 이어 김 의원이 '검찰의 과잉 수사 논란도 부담인데, 만약 검찰이 제 식구 감싸기 논란에도 빠지면 검찰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것'라고 재차 질의하자, 추 장관은 “의원님이 우려하는 바를 검찰총장도 듣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제 식구 감싸기나 측근 감싸기가 되지 않도록, 수사팀의 수사 방해가 되지 않도록 (윤 총장이) 진중하고 올바른 선택을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자진사퇴하라는 주문이다.
반면 검찰총장을 법사위에 직접 출석시켜야 한다는 주장에는 반대 의사를 표했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관련 질의를 하자 추 장관은 “(검찰총장의 법사위 출석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검찰총장에 대한 정치적 책임은 법무부 장관이 진다.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은 보장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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