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동화책 ‘구름빵’의 백희나 작가가 출판사 등을 상대로 낸 저작권 관련 소송에서 최근 최종 패소한 가운데, 이번에는 인기 만화 ‘검정고무신’의 원작자들이 출판사와 2차 저작물 관련 법적 분쟁에 휩싸였다.
한국만화가협회는 29일 성명을 내고 “1990년대 한국 만화의 대표작인 ‘검정고무신’의 창작자들이 작품의 2차 저작물 관련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배제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우영ㆍ이우진 형제 작가가 그림을 그리고 이영일 작가가 글을 쓴 ‘검정고무신’은 1990년부터 2006년까지 ‘소년챔프’에 연재된 국내 대표 만화다. 1960~1970년대 팍팍한 시대상을 기철, 기영 형제의 가족들의 코믹한 일상에 녹여냈으며, 동명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많은 사랑을 받았다. 45권의 단행본으로 묶였으며 한국 코믹스 만화 사상 최장수 연재 기록을 갖고 있기도 하다.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게임, 카페 프랜차이즈 등 만화를 토대로 한 다양한 2차 저작물 관련 사업이 진행됐지만 이 과정에서 작가들은 어떠한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작가들은 주장했다. 심지어 일부 제작 상품에서는 원작자에 대한 표기조차 없었다는 게 작가들의 입장이다. 출판사인 형설아이의 A대표가 사업화에 필요하다며 돈도 주지 않은 채 캐릭터 저작권을 가져갔으며, 자신의 이름을 창작자로 함께 저작권위원회에 등록했다는 것이다.
이후 A대표가 작가들에게 사전 고지나 동의 없이 각종 2차 사업을 진행했다는 게 작가들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출판사인 형설아이 측은 “100여종의 책을 냈지만 수익은 별로 없었고,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원작을 수정 보완해 엄연히 다른 것”이라며 “당시 관행에 따라 맺은 계약”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이에 대해 “창작자가 보유하게 되는 저작권을 사업화라는 명목 하에 포괄적ㆍ배타적으로 양도받아 행사하는 불공정한 계약관계가 여전히 만연해 있다”며 “‘양도계약’이 있었다는 이유로 창작자들로부터 어떠한 동의도 받지 않고 창작물들을 이용해 수익을 내는 것은 불공정할 뿐 아니라 창작자의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처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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