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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마스크 쓴 통합당 의원들 "일당독재 시작된 날" 여론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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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마스크 쓴 통합당 의원들 "일당독재 시작된 날" 여론 호소

입력
2020.06.2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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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마스크를 쓴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 계단에서 미래통합당 의원에 대한 강제 상임위 배정과 상임위원장 일방 선출에 대한 주호영 원내대표의 규탄 성명 발표를 굳은 표정으로 듣고 있다. 연합뉴스

검은 마스크를 쓴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 계단에서 미래통합당 의원에 대한 강제 상임위 배정과 상임위원장 일방 선출에 대한 주호영 원내대표의 규탄 성명 발표를 굳은 표정으로 듣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21대 원 구성 협상을 빈손으로 마무리 한 미래통합당은 이날 네 시간 가까이 이어진 의원총회에서도 마땅한 반격 카드를 찾지 못했다. 176석 거대여당을 상대로는 대화도, 압박도, 회유도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통합당으로선 여론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처지다. ‘견제와 균형을 걷어 찬 오만한 여당’이라는 대국민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후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 18개 중 17개를 싹쓸이 선출하던 시간, 통합당 의원들은 본회의 참석을 거부한 채 본회의장 맞은편 예결위회의장에서 의총을 열었다. 비공개 의총에서 의원들은 35년 간 이어진 국회 관행을 깨고 상임위원장 17석을 독차지한 여당을 강하게 성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들은 당분간 여당 주도의 상임위 일정에 응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그러나 과거처럼 장외로 나가 투쟁하자는 의견은 제시되지 않았다고 한다. 법사위원장을 사수하지도, 윤미향 민주당 의원 등에 대한 국정조사도 관철시키지 못했으나, 주호영 원내대표에 대한 비판도 없었다. 협상 결렬의 책임은 전적으로 ‘수의 힘’을 앞세워 밀어붙이기만 한 민주당에 있다는 게 통합당 의원들의 대체적인 기류다.

통합당 의원들은 의총 직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 서서 규탄대회를 했다. 의회독재를 실현한 여당과는 앞으로 어떤 대화도 하지 않겠다는 선포인 듯, 모두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했다. 대표로 마이크를 잡은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 일당독재가 시작된 참으로 슬픈 날”이라며 “저희들은 일단 민주당이 일방 진행하는 의사일정에는 당분간 전혀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의 책무인 정책활동, 그리고 실정을 알리는 데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규탄대회 직후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등 원내대변인단은 국회 사무처를 찾아 상임위 사임계를 제출했다. 앞서 박병석 국회의장이 통합당 의원들을 각 상임위에 강제배정한 데 대한 항의 표시다. 

의원들은 30일 오전 국회에서 다시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여당 폭주에 대한 구체적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다만 대여투쟁의 동력을 이어가기에는 한계도 뚜렷하다. 통합당의 한 재선 의원은 이날 “103석의 의석으로는 여당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여론에 호소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무력감을 토로했다. 

이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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