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합의 다 해놓고..." 울릉 여객선 갈등에 기름 부은 포항해수청 왜 이러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합의 다 해놓고..." 울릉 여객선 갈등에 기름 부은 포항해수청 왜 이러나

입력
2020.06.30 17:00
0 0

울릉군, 울릉비대위 같은 내용 공개 질의에 다른 답변
혼란 야기돼 여객선 발주 협약도 연기

경북 포항과 울릉 간 대형여객선 썬플라워호가 울릉읍 도동항 앞을 지나고 있다. 썬플라워호는 지난 2월 말로 25년의 선령이 다 돼 운항을 중단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북 포항과 울릉 간 대형여객선 썬플라워호가 울릉읍 도동항 앞을 지나고 있다. 썬플라워호는 지난 2월 말로 25년의 선령이 다 돼 운항을 중단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해양수산부 산하 포항지방해양수산청(포항해수청)이 경북 울릉 주민의 숙원인 대형여객선 발주를 앞두고 같은 내용의 공개 질의서에 상반된 답변을 내놔 말썽이다.  일부 주민들도 이를 근거로  울릉군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선박 주문에 앞서 예정된 실시협약이 미뤄지는 등 울릉지역이 혼란을 겪고 있다. 

30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는 포항-울릉간 신조 여객선 실시협약(MOA)을 하루 앞둔 지난 21일 협약을 잠정 연기한다고 밝혔다.  도는 "새로 건조하는 대형여객선은 향후 재정적 지원이 수반돼 경북도의회와 울릉군의회 동의 없이 결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북도와 울릉군이 운영 적자를 보전하는 것으로 실시협약에 명기돼 있다. 

이번 실시협약 연기는 정성환 울릉군의회 의장이 공동대표로 있는 울릉군여객선비상대책위원회(울릉비대위)가 일부 조항의 수정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울릉비대위는 "'신조 여객선에 화물을 취급하려면 여객면허에다 화물면허를 등록해야 한다'는 포항해수청의 답변을 받았다"며 협약에 문구 추가를 요청했다.

울릉군과 여객선 사업자인 ㈜대저건설은 난색을 표했다. 해운법상 선박 한 척에 두 개의 면허를 받을 수 없는데다 이전에 같은 구간을 운항한 대형여객선 썬플라워(920명ㆍ2,394톤)호도 여객면허만 받아 25년을 다녔기 때문이다. 더구나 포항해수청은 울릉군이 울릉비대위보다 20일 앞서 보낸 질의에는 '화물을 취급하더라도 별다른 조건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해 혼선을 일으키고 있다.


경북 포항시 북구 항구동에 위치한 포항지방해양수산청.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북 포항시 북구 항구동에 위치한 포항지방해양수산청.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에 포항해양수산청 관계자는 "여객면허는 허가사항이지만 화물면허는 추가로 간단히 신고만 하면 돼 면허 2개를 갖추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며 "울릉군과 울릉비대위 2곳에 대한  답변 모두 상반된 내용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과거 썬플라워호가 화물을 취급하면서도 여객면허 하나만 받은 건 관례여서 그랬던 것 같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해수청의 애매한 답변으로 선박 발주를 위한 실시협약이 미뤄지자 어렵게 봉합됐던 울릉 주민간 갈등도 다시 일어나고 있다. '대형여객선조속한추진을 위한 주민협의회'는 협약 연기에 반발, 경북도청과 경북도의회를 찾아 점거 농성을 벌였다. 앞서 경북도는 울릉여객선을 둘러싼 주민간 마찰을 마무리하기 위해 이부형 경제특보를 두 차례 울릉도로 보내 선사와 울릉비대위간  합의를 어렵게 이끌어 냈지만 물거품이 됐다.  

경북도와 울릉군은 포항해수청에 여객선 내 화물취급에 필요한 조건을 질의하는 공문을 다시 보낼 예정이다.  

이부형 경북도 경제특보는 "대형여객선 취항은 울릉주민들의 오랜 바람인데 협약이 연기돼 안타깝다"며 "주민 이동권 보장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밀접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혜 기자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