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30년간 송배전기기 국산화 역사 써온 동우전기

입력
2020.07.07 04:30
16면
0 0

최근 4년 노력 끝 초고압변성기 첫 국산화 쾌거

편집자주

지난 해 일본 수출규제를 계기로 우리나라 소재ㆍ부품ㆍ장비 분야의 기술 자립 중요성이 주목 받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일보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소부장 강소기업 100’에 선정된 기업들의 핵심 기술과 경쟁력을 격주로 소개합니다.

경기 평택시에 있는 동우전기 본사 집무실의 김평중 대표. 김 대표 뒤로 각종 표창장과 상패가 진열돼 있다. 동우전기 제공

경기 평택시에 있는 동우전기 본사 집무실의 김평중 대표. 김 대표 뒤로 각종 표창장과 상패가 진열돼 있다. 동우전기 제공


전기는 흔히 산업의 ’핏줄‘로 비유된다. 전기가 흐르지 않으면 사람 몸에 피가 흐르지 않는 것과 같다. 이렇듯 중요한 전기가 발전소에서 변전소를 거쳐 어떻게 집이나 회사로 오는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안전하게 전기를 운반하는 각종 전력 설비 덕에 우리는 편리하게 전기를 쓸 수 있다.

경기 평택시에 있는 동우전기는 전력 설비 중 하나인 송배전 기기를 만드는 기업으로 1989년 창업해 계기용변성기를 비롯한 각종 절연물 등을 차례차례 국산화했다.

전기는 발전, 송전(발전소→변전소), 배전(변전소→가정ㆍ회사)의 방식으로 수요자에게 전달된다. 이 중 배전 단계에서 2만2,900볼트(V)의 고전압을 가정이나 회사에서 쓸 수 있도록 낮춰주는 기기가 계기용변성기로 전력 공급의 필수 제품이다. 동우전기의 회사소개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을 움직인다‘는 경영 철학이 굵은 글씨로 강조돼 있다.

김평중(63) 대표가 31년 전 동우전기를 창업할 당시 국내 계기용변성기 환경은 크게 낙후돼있었다. 김 대표는 “수입 제품이 대부분이었고 국내 제품은 고작해야 외국 제품의 ’카피(복사)‘ 수준이었다”고 돌아봤다. 검증된 외산 제품만 쓰려는 전기 업체들의 보수적인 분위기 때문에 국내 기업이 이 시장에 진출하는 건 무모해보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졌다. 동우전기는 창업 2년 만인 1991년 계기용변성기 개발에 성공했고 이후 계측기와 에폭시 몰드로 만든 친환경 절연물 등을 내놓으며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갔다. 동우전기는 한국전력과 LS, 효성 등 국내 기업은 물론 미국, 일본, 동남아 등 20여개의 외국 기업과 현재 거래 중이다. 서울 성동구 마장동 도축장 옆 손바닥만한 공장에서 3명의 직원을 데리고 문을 연 동우전기는 지금은 연 매출 550억원에 직원 270여 명이 근무하는 건실한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


2016년 완공된 경기 평택시 동우전기? 신공장 전경. 동우전기 제공?

2016년 완공된 경기 평택시 동우전기? 신공장 전경. 동우전기 제공?


동우전기는 2016년 경기 평택에 부지 2만9,752㎡(9,000평) 규모의 새 공장을 준공했다. 생산 품목별로 독립적인 구조를 갖추도록 설계된 이 공장으로 옮긴 뒤 동우전기의 생산능력은 크게 향상됐다. 김 대표는 “회사가 외형적으로 성장한 것도 뿌듯하지만 무엇보다 고객사의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동우전기가 30년 넘게 국내 송배전 기기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비결 중 하나는 꾸준한 기술 개발이다. 동우전기는 2002년 기술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오래 전부터 연구개발(R&D)에 많은 신경을 썼다. 최근에는 ’사회적 책임‘ ’소비자의 요구‘ ’친환경‘ 등 3가지에 초점을 맞춰 R&D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기술의 차별화 없이는 중소기업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연구원들과도 회사의 청사진을 적극 공유하고 회사와 연구원은 동반 성장하는 관계라는 걸 늘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우전기는 최근 또 한 번의 쾌거를 썼다. 순수 국내 기술로 170킬로볼트(kV)급 가스절연 개폐장치(GIS)용 초고압 변성기를 개발한 것이다. 지금까지 일본, 독일 등에서만 전량 수입해오던 제품인데 동우전기가 4년 넘게 노력한 끝에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했다. 30년 넘게 이 분야에서 기술력을 축적해 온 전문성이 뒷받침됐다. 동우전기와 한국전력은 곧 전남 나주 변전소에서 이 제품의 검증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김 대표는 “올해는 신제품 출시와 더불어 기존 절연물, 변성기 등 주력 상품을 강화해 해외 시장을 더 적극 공략할 것”이라며 “동우전기의 제품이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최고 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포부를 전했다.

윤태석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