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총격 사건이 빈발하고 있는 미국 일리노이주(州) 시카고에서 주말 하루 사이 총기 사건이 연이어 발생해 10살배기 소녀와 유아가 목숨을 잃는 일이 발생했다. 현지 지역 매체들에 따르면 두 사건 모두 아직 용의자는 검거되지 않은 상태다. 시카고에서는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 동안에도 총격 사건이 100건 넘게 발생한 바 있다.
미 CNN 방송은 한 10살배기 소녀가 27일(현지시간) 시카고 로건 스퀘어 지역의 자택에서 갑작스럽게 총격을 입고, 이튿날 결국 숨을 거뒀다고 시카고 경찰 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건 당일 오후 9시 40분쯤 아파트 자택에 있었던 소녀는 창문 밖에서 갑작스럽게 날아든 유탄을 맞고 머리에 부상을 당했다고 일간 시카고 선타임스는 전했다.
이에 앞서 같은 날 오후에도 한 22세 엄마가 20개월짜리 아들을 차에 태워 집으로 운전을 하던 중 무차별 총격을 당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시카고 경찰은 “어머니가 어린 아들과 함께 엥글우드 60번가 부근에서 운전을 하던 중 차량 한 대에 옆에 서서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엄마는 가까스로 총탄을 피했지만, 가슴 부근을 맞은 아이는 끝내 목숨을 잃고 말았다.
전날 총격 사건이 연이어 두 건 발생하자 시카고 경찰서장인 데이비드 오 브라운은 28일 성명을 통해 "우리 모두는 시카고에서 목격하고 있는 폭력에 격분할 필요가 있다"면서 "아기와 우리 시카고 주민 모두는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폭력 자제를 호소했다. 시카고 경찰 당국에 따르면 지난 6월 14일까지 이곳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은 총 268건으로, 작년 동기간 보다 22% 급증한 상황이다. 다만 이는 2016년과 2017년보다는 낮은 수준이라고 CNN은 덧붙였다.
시카고에서는 노예 해방의 날인 ‘준틴스 데이’(19일)와 ‘아버지의 날’(21일)이 낀 지난 주 나흘 간의 연휴 기간에도 최소 106건의 총기사고가 발생해 104명이 총상을 입었으며, 이중 어린이 5명을 포함해 14명 사망자도 발생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일각에서는 일부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과격화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는 등 미국 곳곳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치안 공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하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