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ㆍ전남 이틀새 9명 확진... 지역사회 확산 우려

지역 7명ㆍ해외입국자 2명
감염 경로 오리무중... 파악 중

김영록 전남지사가 코로나19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

전남도와 광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방역 당국이 대응을 강화하고 나섰다. 신규 확진자들이 병원 등 다중이용시설을 거쳐 간데다 주변과의 밀접 접촉 정황이 확인되면서 지역사회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전남도와 광주시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틀 사이 광주 5명, 전남 4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광주에서는 A(60대 여성)씨 부부, A씨가 다녀간 사찰 승려, 한방병원을 함께 찾은 A씨의 지인 등 4명이 27일 34∼37번째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28일에는 영국에서 입국한 30대 여성이 확진됐다.

27일 전남에서는 A씨 언니 부부, 이들의 중학생 손자가 21∼23번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남에서는 3월 30일 이후 88일만의 지역 사회 감염 사례다. 28일에는 니카라과에서 멕시코를 경유해 입국한 40대가 양성 반응이 나왔다.

방역 당국은 지역 확진자 6명이 60대, 1명은 학생이고 동선에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곳이나 밀폐된 공간이 상당수 포함돼 긴장하고 있다. 당국은 자택과 동선에 대한 방역을 완료하고 확진자 진술, CCTV, 신용카드, 휴대전화 GPS 등 역학조사로 동선과 접촉자를 파악하고 있다.

현재까지 광주 확진자의 접촉자는 모두 37명으로 18명은 음성 판정으로 받았으며 나머지는 검사 중이다. 전남에서는 106명이 접촉자로 파악됐다. 목포에서 주민 94명이 진단검사를 받았으며 확진자들이 다녀간 나주 장애인 기관에서도 6명이 진단검사를 받았다. 이 가운데 가족 4명ㆍ목포 15명ㆍ나주 6명은 음성판정을 받았으며 나머지 검사는 진행 중이다.

확진자 동선에는 화순 전남대병원과 온천 시설, 광주 대중목욕탕, 광주 최대 전통시장인 양동시장, 나주 장애인 시설 등이 포함돼 2ㆍ3차 감염 확산 우려가 큰 상황이다. 중학생 확진자는 친구들과 최근 생일파티를 하기도 했다.

감염원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확진 판정은 자매 중 목포에 사는 언니가 먼저 받았지만 어느 쪽에서 먼저 감염됐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방역 당국은 23일 자매가 함께 병원, 사찰 등을 방문하고 식사를 함께하는 과정에서 감염원과 접촉했을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정밀 조사하고 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조금만 방심해도 언제든지 N차 감염이 순식간에 발생할 수 있어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다른 지역과 같은 급속감염이 우리 지역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방역에 적극적으로 임해 달라"고 주문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