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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해충의 습격

입력
2020.06.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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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매미나방 유충 기승 피해면적 726ha?
최근 미국흰불나방까지 출몰해 설상가상??
전문가 "지난 겨울 온난화로 유충 급증한 탓"

돌발해충인 매미나방. 인터넷 영상 캡처?

돌발해충인 매미나방. 인터넷 영상 캡처?


"해충이 이렇게 무더기로 출몰한 건 처음 봅니다"

돌발해충인 매미나방 피해 상황을 묻는 질문에 충북지역 한 지자체 관계자는 이렇게 답했다. 그는 "매년 기온이 오르는 이맘 때면 돌발해충이 나오긴 하는데 올해처럼 수백, 수천 마리가 떼지어 덮친 적은 없었다"며 "해충들이 한 번 지나간 자리는 나뭇잎이 남아나질 않는다"고 전했다.

충북지방이 매미나방, 미국흰불나방같은 돌발해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상 최악의 과수화상병 피해를 입고 있는 와중에 돌발해충까지 기승을 부려 '엎친 데 덮친 격'이 돼버렸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5~6월 도내에서 매미나방 유충이 발생한 지역은 726ha로 파악됐다. 피해 면적은 단양군이 310ha로 가장 넓다. 이어 제천 130ha, 청주 120ha, 충주ㆍ진천이 각각 50ha, 음성 40.5ha, 괴산 20ha 등이다. 

매미나방은 해외에서 유입돼 토착화한 독나방과 해충이다. 유충 때 먹성이 좋아 활엽수 잎과 줄기는 물론 과수열매 등을 닥치는 대로 갉아 먹는다. 송충이와 비슷한 이 벌레는 보기에 혐오스럽고 피부에 닿으면 발진과 피부염을 일으킨다. 

발생 면적이 가장 큰 단양에서는 국립공원 내 산림이 피해를 보았고,  일부 주택가에도 나타나 주민들이 생활불편을 겪기도 했다. 괴산군에서는 매미나방 유충 떼가 7~8km에 이르는 벚나무 가로수를 습격하기도 했다.

충북도와 도내 시군이 드론 등을 활용해 긴급 방제 작업에 나서고 유충이 성장하면서 피해는 다소 줄어드는 상황이다. 하지만 해충이 다 자라는  7~8월 경에는 나방 피해가 우려된다. 

송충이를 비슷한 매미나방 유충. 인터넷 영상 캡처?

송충이를 비슷한 매미나방 유충. 인터넷 영상 캡처?


이런 와중에 최근에는 또다른 돌발해충인 미국흰불나방이 곳곳에서 나타나기 시작해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괴산군의 한 주민은 "기승을 부리던 매미나방이 잦아든다 싶더니 지금은 미국흰불나방이 자꾸 나온다"고 걱정했다. 

외래 종인 미국흰불나방은 주로 가로수, 과수, 정원수 등에 기생하며 피해를 입힌다.

충북의 돌발해충 피해는 올해가 유독 심한 편이다. 매미나방의 경우 지난해에는 거의 피해를 주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기후변화에서 찾았다. 충북도농업기술원 병해충 연구진은 "지난 겨울 사상 유례없는 포근한 날씨에 눈까지 적게 내린 탓에 돌발해충 유충 개체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돌발해충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체수를 줄여야한다"며 "방제단을 풀가동해 월동기까지 해충 알집을 지속적으로 제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충북은 올해 사상 최악의 과수화상병에 시달리고 있다. 26일 현재 446개 농가의 과수원 253ha가 이 병에 감염됐다. 이는 지금까지 가장 피해가 심했던 지난해(88ha)보다 3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과수화상병은 감염 원인도 불분명하고 치료방법도 없어 '과수 괴질'로 불린다. 



한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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