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진보당 인물은 정의롭고, 보수당 인물은 불법을 일삼는’ 캐릭터로 묘사한 KBS 드라마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비록 허구이긴 하지만 보수당 이미지를 훼손할 공산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6일 통합당에 따르면 당 미디어국은 KBS 드라마 '출사표' 담당자와 제작사, 감독ㆍ작가 등 제작진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내달 1일 방영 예정인 출사표는 가상의 마원구의회를 배경으로 한 정치 드라마다. ‘다같이진보당’과 ‘애국보수당’ 소속으로 설정된 캐릭터들이 출연한다.
통합당이 문제 삼는 부분은 각 당 캐릭터 묘사가 다소 편향적이란 점이다. 당초 공개된 드라마 홈페이지 등장인물 소개에서 다같이진보당 소속 양내성은 본회의 출석률도 좋고, 소탈하며, 늘 정의감에 불탔던 구의원으로 묘사됐다. 반면 애국보수당 소속 허덕구는 불법도박을 하다 걸리고, 같은 당 심장양은 ‘갑질이 만랩’(갑질이 한계점에 달했다는 뜻)인 캐릭터로 소개됐다. 현재는 홈페이지상 소개가 변경된 상태다.
이에 대해 통합당 미디어국은 전날 논평을 통해 “조국 사태, 윤미향 사태 등으로 입은 정치적 타격을 어떻게든 만회해보려, 이런 저질스럽고도 어처구니없는 설정을 필요로 했던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며 “국민 대다수는 이런 유치한 편가르기를 공영방송에서 보길 원치 않는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KBS 측은 “극 전개상 어느 한쪽의 편으로 치우치지도 않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통합당과 KBS의 악연은 현 정부 들어서 처음이 아니다. 통합당은 자유한국당 시절인 지난해 7월에도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보도하면서 자당의 횃불모양 로고와 ‘안 뽑아요’ 문구를 함께 노출한 KBS를 상대로 25억3,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언론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금액으로는 역대 최고 액수다. 올 초에도 KBS가 야당에 불리한 질문을 넣어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고 주장하며 KBS 사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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