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정순임ㆍ이난초씨? 2명 보유자로 지정
심청가 보유자도 김영자ㆍ 정회석씨 지정 예고
판소리 다섯마당 중 '수궁가'만 보유자 없어
공석이던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흥보가) 보유자로 영ㆍ호남 명창이 각각 1명씩 인정됐다.
문화재청은 26일 정순임(78)씨와 이난초(59)씨를 판소리 흥보가 보유자로 인정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 다 호남 예인(藝人) 집안 출신의 동편제(호남 동쪽에서 발달한 판소리 유파) 계승자다. 보유자 인정에 앞서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과 무형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쳤다.
춘향가는 신영희, 적벽가는 송순섭, 흥보가는?
정씨는 명창 장월중선(1925~1998)의 딸로 박록주(1905~1979) 전 보유자 계보를 이은 박송희(1927~2017) 전 보유자에게서 흥보가를 이수했다. 2007년 경북 무형문화재 흥보가 보유자로 인정돼 경북 지역 내 전승 활동에 매진해 왔다. 이씨는 강도근(1918~1996) 전 보유자로부터 흥보가를 이수한 동편제 계승자로 전북 남원을 기반으로 제자들을 양성해 왔다.
각각 영ㆍ호남에서 활동했으나 뿌리는 모두 호남이다. 정씨 모친 장월중선 명창의 큰아버지는 전남 곡성의 판소리 명창 장판개(1885-1937)다. 이씨 스승인 강도근 명창의 소리는 전라도 억양과 남원 사투리가 특징이다. 안숙선, 홍성덕, 오갑순, 강정홍 같은 동편제 소리꾼들이 그의 문하에서 배출됐다.
동편제는 섬진강 동부 영남 인접 지역에서 성행한 판소리 유파다. 웅건하고 그윽한 소리가 특징이다. 전남 나주ㆍ보성ㆍ강진ㆍ해남군 등에서 성한 서편제의 곱고 애절한 소리와 대비된다.
판소리 다섯 바탕 중 하나인 흥보가는 박송희 명창이 타계한 뒤 보유자가 공석인 상태였다. 춘향가는 신영희씨가, 적벽가는 송순섭씨가 생존한 보유자다. 심청가와 수궁가는 보유자 별세 이후 공석이다.
심청가는 김영자,정회석씨 예고
흥보가 보유자 인정과 함께 심청가 보유자도 인정예고도 됐다. 김영자(69), 정회석(57)씨다.
김씨는 8세부터 정권진(1927~1986) 전 보유자를 통해 판소리에 입문했다. 김준섭 (1913~1968), 정광수(1909~2003), 김소희(1917~1995), 박봉술(1922~1989), 성우향(1935~2014) 등 전 보유자들에게 소리를 더 배웠다. 1987년 수궁가 전수교육조교로 인정돼 전승 활동에 힘써 왔고 창극 활동에서 우러난 발림(몸짓이나 손짓)과 아니리(말을 통한 연기) 표현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듣는다.
정씨는 어릴 때부터 부친 정권진(1927~1986) 전 보유자에게 판소리를 배웠다. 부친 작고 뒤에는 성우향 전 보유자 문하에 들어가 춘향가를 이수한 이래 현재까지 판소리 전승을 이어가고 있다. 보성소리(정응민 명창이 서편제ㆍ동편제 소리를 집대성해 이룬 판소리 유파)의 옛 창법을 잘 구사하면서 풍부한 중하성(重下聲)이 특징이라는 평가다.
문화재청은 30일간 각계 의견을 수렴ㆍ검토한 뒤 무형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보유자 인정 여부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한편 문화재청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최충웅(79)씨 등 8개 종목 11명의 전수교육조교를 명예보유자로 인정했다. 20년 넘게 무형문화재 전수 교육 등에 헌신하며 무형문화재 전승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해서다. 전수교육조교가 명예보유자로 인정된 건 이들 11명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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