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서울비행장 격납고서 625 한국전쟁 70주년 행사
6ㆍ25 전쟁 70주년인 25일 정부는 특별한 기념행사를 치렀다. 북한에서 미국을 거쳐 귀환한 6ㆍ25 전사자 유해 147구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맞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참전국 정상의 축하 메시지도 눈길을 끌었다.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을 기리기 위해 행사 명칭도 'Salute to the Heroes(영웅에게 경례)'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 격납고에서 열린 행사에서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 가족 6명과 행사장에 함께 입장했다. 생존 참전용사인 류영봉 예비역 이등중사가 전우들의 복귀도 신고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평화와 안보 메시지도 전했다.
147구 봉환 유해는 지난 25년간 북한이 발굴해 미국으로 송환했으나 미국 ‘전쟁포로 및 유해발굴 감식국(DPAA)'에서 한ㆍ미 공동 감식작업 끝에 국군 전사자로 확인한 이들이다. 특히 봉환 유해 중 신원이 확인된 이등중사 오대영ㆍ일병 하진호 등 7인은 육군 및 미 7사단이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북한 장진호 지역에서 1950~1951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단독으로 발굴해 미국으로 송환한 유해가 다수 포함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나라를 위해 희생된 분들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국가의 무한책임 의지를 반영했다"며 “향후, 남북 및 북미관계 발전으로 인도적 차원에서 유해 발굴 사업은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앞서 유해 봉환을 위해 박재민 국방부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봉환유해인수단을 꾸려 공군의 최신예 공중급유기(KC-330ㆍ시그너스)와 함께 미국 하와이 현지로 파견했다. 봉환 유해를 운구하는 공중급유기가 24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할 때는 공군 전투기 6대가 맞이해 서울공항까지 엄호비행도 했다. 엄호기들은 6ㆍ25에 참전했던 101ㆍ102ㆍ103 전투비행대대 소속 F-5ㆍK-15KㆍFA-50 등의 전투기로 편성했다.
이번 행사에는 6ㆍ25 당시 유엔군 이름 아래 함께 싸운 미군 유해 6구도 자리했다. 2010~2013년 사이 미군 단독 작전지역이었던 대전, 경남 창녕ㆍ마산, 벙커고지, 사창리 전투 지역 등에서 발굴된 유해들이다. 이들 유해는 주한미군 오산기지로 옮겨진 뒤 26일 미국으로 송환될 예정이다.
6ㆍ25 참전국들과의 국제 연대도 재확인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등 참전국 22개국 정상 모두가 영상 메시지를 보내왔다. 6ㆍ25 행사 최초다. 22개국 대사들도 함께 자리했다.
이날 행사는 6ㆍ25 행사 중 최초로 해가 진 뒤 개최됐다. 고령의 참전용사들이 다수 참석하는 만큼 여름철 일몰 전 높은 기온에 따른 안전상 문제를 감안했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개식 행사로는 참전용사들의 헌신과 희생을 추모하고 마침내 조국으로 돌아온 호국영령들을 기리는 내용의 영상을 유해를 모셔온 공중급유기 동체에 직접 상영하는 ‘미디어 파사드’가 진행됐다. 2018년 4ㆍ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환송행사로 ‘평화의 집’ 벽면을 활용해 영상을 상영했던 것과 같은 이벤트다. 탁현민 의전비서관이 공들여 준비한 청와대 복귀작으로 알려졌다. 유해가 안치되는 동안에는 가수 윤도현씨가 일생을 조국수호에 바친 한 군인의 애환과 나라 사랑의 마음을 담은 ‘늙은 군인의 노래’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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