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이룰 수 없는 사랑, 하이네와 슈만이 공감한 '시인의 사랑'

입력
2020.06.28 09:00
수정
2020.07.03 13:50
0 0

편집자주

일요일 오전을 깨워줄 클래식 한 곡 어떠세요? 클래식 공연 기획사 '목프로덕션' 소속 연주자들이 '가장 아끼는 작품' 하나를 매주 추천해 드립니다.


로베르트 슈만

로베르트 슈만


테너 김세일이 2010년 네덜란드 IVC국제 콩쿠르에 참가했을 때 일이다. 공연이 끝난 뒤 대기실에 있는데 백발의 노인이  찾아왔다.

노인의 정체는 루돌프 얀센. 엘리 아멜링, 피셔 디스카우, 피터 슈라이어 같은 거장들과 함께 무대에 올랐던 세계적인 리트(독일 가곡) 피아니스트다. 그 얀센이 김세일을 직접 찾아와서는 "계속 지켜봐 왔는데 (노래) 반주를 해도 되겠느냐"고 물었던 것. 김세일은 깜짝 놀라 허리를 숙여 "영광입니다"라고 대답했다. 둘의 인연이 그렇게 시작됐다.

김세일과 얀센이 무대에서 함께 한 작품 중 하나가  슈만의 연가인 '시인의 사랑(Dichterliebe Op.48)'이다. 슈만의 음악세계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독일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1797~1856년)의 시 '서정적 간주곡'을 노래로 만든, 16개 곡으로 구성된 1840년 작품이다.

하이네의 시 '서정적 간주곡'에는 사촌에게 연정을 품었던 시인의 아픔이 담겨 있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면, 슈만도 그에 못지 않다. 슈만은  스승인 비크의 딸  클라라를 사랑했지만, 비크의 강한 반대에 부딪쳐 법정 다툼을 벌일 정도로 어려운 사랑을 해야 했다. 그래서 하이네의 시가 더 와닿았을 지 모른다. 김세일은 "하이네의 순탄치 못했던 사랑에 대해 슈만 역시 충분히 공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10년 뒤인 지난 26일 김세일은 첫 솔로음반을 내면서 이 곡 '시인의 사랑'을 타이틀곡으로 정했다. 김세일이 가사를 직접 번역했다.


테너 김세일. 목프로덕션 제공

테너 김세일. 목프로덕션 제공


장재진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