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물가상승률 0.3%, 성장률 전망치 -0.2% 유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3%로 예상하면서 당분간 저물가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당장 디플레이션(경기침체로 인한 물가 하락)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25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최근 주요국의 경제활동이 일부 재개됐으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기 때문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0% 내외의 낮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총재는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이 사라지고 경제 활동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상품이나 서비스 전반에서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의미의 디플레이션의 발생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코로나 충격이 완화돼도 저물가 상황이 유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선 경제주체들의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해지면서 소비와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고 봤다. 또 비대면과 온라인 거래 확산 속도가 더욱 빨라지면 원가 절감과 가격 경쟁이 발생할 수 있어, 이 또한 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봤다. 물론 코로나19 확산 이후 각국이 확장적 통화정책을 운영하고 있고, 국제 분업화로 인한 비용 절감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물가 상승 요인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최근 부동산 등 자산 가격 상승에 대해서는 유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진정 기미를 보였던 주택가격이 다시 오름세를 보여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당장은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불가피한 만큼 불균형 위험은 거시건전성 정책으로 대처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는 지난달 -0.2%로 제시한 연간 성장률 전망치의 수정 가능성에 대해 “전망치를 바꿀 만큼 뚜렷한 여건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24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성장률 전망을 대폭 낮추면서 한국 성장률 전망치도 -2.1%까지 떨어트렸다. 이 총재는 “(IMF가)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상반기 실적을 반영해서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는데 한국에 관해서는 충격의 강도를 과다하게 계산한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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