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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대북정책 '9분 질문'에 …"대권수업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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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대북정책 '9분 질문'에 …"대권수업 시작?"

입력
2020.06.25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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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민주당 초청 강연
이낙연 의원 외교안보 관련 질문에 관심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활동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활동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당대회) 캠프를 이미 시작한 것 같은데.”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25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한 말이다. 이 의원이 대북정책과 관련해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자 '당대표 직과 대권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고 '뼈있는' 농담을 던진 것이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 전 장관 초청 강연에서 1시간 30분간 ‘북핵문제 해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첫 질의자로 나섰다. 이 의원은 “미국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느냐” “뒤늦게 생긴 한미워킹그룹이 한미공동선언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느냐, 그 반대이냐의 문제 제기를 피해갈 수 없다”며 약 9분에 걸쳐 길게 질의했다.

이 의원은 질의 과정에서 1972년 대선 당시 김대중 후보가 제안한 ‘4대국 안전보장론’이  6자회담으로 실현됐다는 말도 했다. 6자회담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한반도 주변 6개 나라가 모인 다자회담이다.

이 의원은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 가입하던 그 언저리에 북미수교, 북일수교가 이뤄지고, 평양에 미 대사관이 상주하면서 일상적으로 접촉했다면 북한 핵문제가 여기까지 왔을까 하는 짙은 아쉬움이 있다”고도 평가했다. 그러면서 “당시 북미수교를 견제하는 움직임이 미국 내에 있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며 “미국의 그런 상태는 지금도 전혀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됐다"고 아쉬워했다. 남북, 북미 관계의 호전을 우려하는 미국 매파의 저항을 우리가 아직 돌파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이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미국이 하자는 대로 안 하면 무슨 손해가 있는지 조사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는 일화도 언급했다.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대북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지 못했다는 취지다.

정 전 장관은 이에 “(전당대회) 캠프를 이미 시작한 것 같은데”라면서 “세상에서 자꾸 그런(전당대회 출마) 얘기를 하니 농담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을 상대로 한 발짝 앞서갈 수 있는 참모를 쓴다면 우리가 미국을 끌고 갈 수 있다"고 답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위기의 한반도 어디로 갈 것인가?-북핵 문제 발생 원인과 해법'을 주제로 초청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위기의 한반도 어디로 갈 것인가?-북핵 문제 발생 원인과 해법'을 주제로 초청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전 장관은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남측이 뭘 하는지 봐가면서 자기들도 입장을 정하겠다고 하는 것을 보면 남측에서 물밑으로라도 제안하길 바라는 게 아니겠느냐”며 “한국 정부가 한미워킹그룹 족쇄를 풀고 나오든 해서 (북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우리에게 틈새를 열어달라는 시그널 아니냐”라고 분석했다.

그는 오는 11월에 있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할 가능성이 낮은 만큼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당선될 것이라는 전제 하에 대북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미국에) 새 정부가 들어섰을 때 바이든 부통령도 오바마 전 대통령 때 같은 전략적 대북정책이 아닌 클린턴 전 대통령 때의 대북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판을 짜주면 좋겠는데 그런 일을 한국 정부가 해주면 나쁘지 않다”며 “그러려면 남북관계를 미리 복원해놓는 게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의견을 제시했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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