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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제안으로 시작된 현대차그룹의 자발적 ‘나눔 프로젝트’

입력
2020.06.29 04:30
수정
2020.07.01 18:1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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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기업 지원 등 상생경영에도 앞장

3월 7일 대구 서구에 위치한 대구의료원에서 현대차그룹이 전국재해구호협회와 함께 의료진을 위해 마련한 건강보조식품을 병원 측에 전달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3월 7일 대구 서구에 위치한 대구의료원에서 현대차그룹이 전국재해구호협회와 함께 의료진을 위해 마련한 건강보조식품을 병원 측에 전달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회사에서 어떤 창구를 만들어주시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모금을 하는 건 어떨까요?"

"분위기가 많이 침체돼 있는데 직원들 대상으로 기부 이벤트를 진행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지난 3월 현대자동차 사내 소통채널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피해  극복 지원 방안들이 논의됐다. 앞선 2월, 그룹 차원에서 코로나19 피해 복구 비용으로 전국재해구호협회에 50억원을 기탁한 이후 개인적으로 기부에 동참하고 싶다는 의견들이 뒤를 따랐다. 

직원들의 자발적 기부 열기에 회사도 화답했다. 기부를 원하는 직원들을 위해 사내에 무인 기부 단말기를 설치하고, 사회복지재단 '해피빈'과 연계해 온라인 기부 플랫폼을 만들었다. 또 매칭 펀드(Matching Fund) 방식을 도입해 임직원들의 모금액과 같은 금액을 회사도 기부키로 했다. 노동조합 또한 힘을 보탰다. 울산과 광주 등 전국 주요 사업장 조합원들의 자발적 기부가 이어졌다. 

3월20일부터 4월7일까지 계속된 '나눔 프로젝트'에서 현대ㆍ기아차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한 기부금은 2억7,900만원. 여기에 회사의 매칭펀드까지 총 5억5,900만원이 모였다. 기부금은 '세이브더칠드런'과 '희망친구 기아대책'에 전달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독거노인, 조손 가정, 저소득 가정 어린이와 청소년 등 취약계층에 '생활안전 키트'를 제공하는 데 쓰였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기부 액수를 떠나 임직원, 노동조합, 회사가 자발적으로 뜻을 모아 기부금을 조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층과 소외계층을 위해 다각적인 활동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소외계층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신용 중소ㆍ중견 자동차 부품사들에게도 '상생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19일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 지방자치단체, 한국자산관리공사, 산업은행, 기업은행,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과 함께 신용 등급이 낮은 자동차 부품사를 지원하는 대규모 금융 프로그램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4가지 프로그램에 총 1,200억원의 자금을 출연한다.

현대ㆍ기아차 판매 대리점 및 현대모비스 부품 판매 대리점도 지원 대상이다. 상생펀드 조성, 임차료 지원 등 올해 총 557억원 규모의 운영자금을, 지난 2월엔 중소부품 협력사의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1조원대의 자금을 긴급 투입했다. 서비스 협력사인 블루핸즈와 오토큐에는 22억원 규모의 가맹금을 지원했다. 

현대차그룹은 전국 소방본부 구급차의 정밀 점검과 소모품 교환 등을 무상으로 시행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그룹은 전국 소방본부 구급차의 정밀 점검과 소모품 교환 등을 무상으로 시행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그룹이 코로나19 의료 현장에 도움을 주기 위한 노력도 다양하다. 

먼저 3월 초  대구ㆍ경북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환자 수용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현대차그룹은 경주인개발연수원과 글로벌상생협력센터 두 곳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했다. 이 곳들은 올해 초 완공된 신축 건물이지만 코로나19 경증환자들이 신속하고 체계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다. 4월에는 경기지역 경증환자들을 위해 경기 용인시 소재 기아차 오산교육센터를, 해외 입국 무증상자의 임시 생활시설 용도로 현대차 파주인재개발센터도 제공했다. 

의료현장에서 혈액 부족이 심각해지자 헌혈캠페인에도 나섰다. 지난 3월 초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시작된 단체 헌혈 캠페인은 아산ㆍ전주공장, 영동대로 사옥으로 이어졌고, 기아차도 화성ㆍ소하리ㆍ광주공장까지 릴레이로 진행됐다. 4월 말에는 현대차그룹 양재동 본사에서 현대ㆍ기아차, 현대제철 임직원까지 참여하는 등 현재까지 총 3,960명이 헌혈캠페인에 동참했다. 

의료진의 건강을 위해 도시락 및 건강보조식품, 간식 등도 지원한다.

현대차그룹은 현장 의료진들과 지원인력이 현재도 식사시간을 제대로 가지기 어렵다는 얘기를 듣고 15일부터 고영양의 도시락 세트를 전달하고 있다. 또 최근 기온이 높아져 숨도 쉬기 힘들 정도의 방호복과 장비로 무장해야 하는 의료진이 겪어야 할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음료와 아이스크림을, 3월에는 의료진의 건강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대구ㆍ경북 지역 의료진 4,000명에게 홍삼액 세트를 제공하기는 등 상황별로 맞춤형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의료진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응원 영상은 덤이다.

현대차는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코로나19 대구 의료진 가족과 함께하는 응원가인 '오르막길'을 공개했다. 코로나19 최전선에서 고생하고 있는 대구 지역 의료진과 그들의 가족들이 직접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응원가는 가수 정인의 ‘오르막길’ 노래를 의료진과 의료진의  가족이 릴레이로 부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5월13일 부터는 글로벌 의료진들과 가족을 응원하는 영상 캠페인인 ‘This is us(지금의 우리)’도 시작했다. 오랫동안 떨어진 가족들과 의료진의 영상 통화 모습을 담은 영상엔 의료진들을 환자들에게 보내준 가족들에 대한 감사 메시지가 포함했다.

오르막길 응원 영상을 본 한 의료진은 “지금까지 코로나와 관련된 수많은 소식들을 접했지만 눈물이 흐르는 것은 처음”이라며 “큰 응원의 메시지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불필요한 동선은 줄이는데 동참해주기를 부탁한다”는 댓글을 남겼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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