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원내대표, 박 의장 2차례 찾아가
"26일 본회의 열어 상임위 구성해달라"
박 의장 "여야 간 더 진지하게 협상을"
더불어민주당이 25일 국회 원 구성을 위해 다시 강공으로 돌아섰다. 3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심사를 하겠다며 남은 12개 상임위원장은 26일 본회의를 열어 뽑아 달라고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요청했다. 이날 복귀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법제사법위원장을 다시 야당 몫으로 돌려놓지 않으면 원 구성에 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고수하자 강경한 입장으로 나선 것이다.
이미 6개 상임위원장을 가져간 민주당은 3차 추경 처리를 위해 일시적으로라도 18개 전 상임위원장을 여당 몫으로 뽑아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공을 넘겨 받은 박 의장은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3차 추경을 6월 임시국회 내에 처리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야당이 불참한 상황에서 21대 국회 원 구성을 마치기엔 국회의장으로서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박 의장의 고민이 길어질 경우 26일 본회의가 불발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민주당은 “11 대 7로 상임위원장을 구성한 뒤 3차 추경 심사에 돌입하자”는 게 기존 입장이었다. 하지만 통합당이 이날 “(원 구성을 위한)상임위 배정표를 제출하지 않겠다”고 나오자 26일 본회의를 열고 전 상임위원장을 뽑겠다는 방침을 굳혔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박 의장을 찾아 “3차 추경 처리와 산적한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18개 상임위원장을 26일 모두 다 선출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민주당이 끝내 18개 상임위원장 선출이라는 강공을 편 건 더 이상 통합당과의 협상 진전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주 원내대표가 국회에 복귀해서 추경 심사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복귀한 주 원내대표가 협상 가능성을 일축하자 ‘18개 상임위 강제 선출’이라는 강수로 전환했다. 김 원내대표는 오전과 오후 두 차례 박 의장을 찾아 ‘26일 본회의 개의’와 ‘남은 상임위원장 선출’을 요구했다.
본 회의 진행의 키를 쥐고 있는 박 의장은 장고에 들어갔다. 박 의장도 국회가 3차 추경 처리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통합당이 원 구성을 위한 상임위원 명단 제출을 하지 않겠다고 나오는 상황에서, 여야 중재를 맡아야 하는 국회의장으로서 부담감도 적지 않게 받고 있다는 전언이다. 민주당 요구대로 26일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기 위해선 국회의장 직권으로 통합당 의원들을 상임위에 강제 배분해야 하는데 이 역시 쉽지 않은 선택지다.
박 의장이 이날 여야 원내대표를 각각 만난 자리에서 3차 추경이 6월 임시국회 회기(7월 3일) 내에 처리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원 구성과 관련해선 “여야 간 더 진지하게 협의를 하면 좋겠다”고 말한 지점에도 이런 고민의 흔적이 묻어난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원내대표단ㆍ상임위간사단 긴급 연석회의를 열고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상임위 명단을 제출하지 않아 국회가 정상화되는 것을 막는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통합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동시에 소속 의원 전원에게 26일 본회의를 대비해달라는 공지를 보내는 등 박 의장을 향해서도 무언의 압박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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