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 동맹 밀착에 美 고심
미국 행정부가 24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에 휘발유를 운송한 이란 유조선 선장 5명을 제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란이 지난달 베네수엘라에 150만배럴의 휘발유를 보낸 데 따른 맞대응이다. 그러나 미국의 보복성 제재ㆍ군사 압박에도 불구, 이란은 미 경제 제재 하에 동병상련의 처지인 베네수엘라에 휘발유에 이어 식량까지 보내면서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이란 선장 5명을 '특별지정제재대상' 목록에 올렸다"며 “이들의 자산은 동결되고 이번 제재는 그들의 경력에도 흠집을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그는 이어 “이란 및 베네수엘라와 협력을 고려 중인 선원들은 압제적인 정권을 돕는 것이 가치가 없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의 제재와 정유 시설 노후화로 극심한 연료난을 겪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고강도 경제 제재로 동병상련 처지인 이란이 베네수엘라에 손을 내밀며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이다. 이란의 원조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부의 ‘돈줄’을 말려서 그를 축출시키려 하는 미국 정부의 구상에도 차질을 빚게 하고 있다.
휘발유뿐 아니라 이란과 베네수엘라는 다각도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22일에는 식량 등을 실은 이란 화물선 골산호가 한 달이 넘는 항해 끝에 베네수엘라에 도착했다. 베네수엘라는 최근 미국의 제재 강화 속에 연료난에 이어서 식량난도 위험수위에 다다랐다. 베네수엘라 주재 이란 대사관은 “우애와 형제애로 이뤄진 양국 관계에서의 또 다른 성공”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은 자국 뒷마당에서 버젓이 이뤄진 양국 거래를 겨냥, 이튿날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 구축함을 보냈다. 미 해군은 알레이버크급 유도 미사일 구축함 니츠가 23일 베네수엘라 12해리 해역 밖 공해상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미 동맹간 교류는 갈수록 긴밀해지는 모양새다. 로이터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이란이 앞으로 매달 2,3차례 베네수엘라에 휘발유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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