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협력사 기술 개발-품질 향상 전방위 지원
산학 협력 통한 인재 육성, 친환경 공정 노력도
삼성전자가 상생을 통한 'K칩 시대' 개막을 선언했다. 세계 최정상급 종합반도체기업(IDM·반도체 설계·생산·판매 전 과정을 수행하는 기업)으로서 세부 공정에 관여하는 중소기업을 도와 국내 반도체산업 생태계 전반을 강화한다는 구상으로, 밑바탕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이재용 부회장의 '동행' 철학이 자리잡고 있다. 회사는 아울러 미래 인재를 길러낼 '산학 협력', 지역사회와의 공생을 위한 '환경 보호'도 반도체 상생 영역으로 제시하고 실천 의지를 다졌다.
K칩을 K팝·K방역 반열에
삼성전자는 25일 "협력사-산학-친환경의 '삼각축' 상생 활동을 통해 국내 반도체산업 전 분야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K칩 시대를 열겠다"고 밝히고 다양한 이행 방안을 발표했다. 그간 개별 영역에서 진행되던 반도체 부문 상생 사업에 '산업 생태계 고도화'라는 방향성을 부여하고, 이를 통해 반도체산업을 'K팝' 'K방역'과 같은 국가적 자부심의 반열에 올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보다 현실적으로는 미중 반도체 전쟁, 제2차 일본 수출규제 가능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첩된 세계 반도체시장 격변기를 국내 동맹군 강화를 통해 돌파하려는 삼성의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K칩 시대 선언은 이 부회장이 적극 주도했다고 한다. 회사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의 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상생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이 부회장의 인식"이라며 "최근 이 부회장이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업계는 물론 대학, 지역사회와도 적극 협력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협력사 도와 장비·소재 업그레이드
당장 다음달부터 협력사 지원 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 반도체 설비용 부품 개발 지원이 대표적이다. 설비 제조사가 필요로 하는 부품을 삼성전자가 설비사, 부품사와 함께 개발하는 사업으로, 원익IPS 테스 유진테크 PSK 등 주요 설비 협력사와 2, 3차 부품 협력사가 참여한다. 중소 설비 및 부품사를 대상으로 반도체 제조와 품질관리 노하우를 전수하는 컨설팅도 진행된다. 24개 신청 협력사에는 생산뿐 아니라 인사 기획 영업 구매 등 경영 전반에 대한 전방위 자문이 제공된다.
앞서 이달부터는 국내 중소 시스템반도체 팹리스(설계전문회사)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이 가동 중이다. 이들 업체에 칩 설계에 필요한 서버와 솔루션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설계 플랫폼', 웨이퍼 하나에 여러 종류의 칩을 찍어내는 방식으로 팹리스의 시험 생산을 돕는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 확대 운영이 대표적이다.
사실 삼성의 반도체 협력사 기술 개발 지원은 2010년대 초반부터 이뤄져 왔다. 회사가 이날 공개한 지원 성과에 따르면 이오테크닉스는 D램 미세화 작업에 필수적인 장비로 수입에 의존했던 고성능 레이저 설비를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했다. 이 회사 성규동 대표는 "삼성전자와 8년에 걸친 연구 개발 끝에 설비 생산에 성공해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싸이노스와 솔브레인이 반도체 식각공정(회로 외 불필요 부분 제거) 필수 소재를 개발하는 과정에도 삼성의 도움이 컸다.
인재 양성-친환경 공정으로 산업생태계 강화?
삼성전자는 반도체 산학협력 강화를 위해 지난 3월 서울대와 함께 '인공지능반도체공학 연합전공'을 개설하고 △기업 인턴십 △반도체 제작 실습 △반도체 설계 교육 △국내외 전문가 특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또 국책 반도체 특성화 대학인 한국폴리텍 안성캠퍼스에 반도체 장비를 기증해 학생들의 제조 공정 실습을 돕고 있다.
친환경 상생 활동은 반도체 사업장의 전력 사용량을 줄이고 자원 재활용도를 높여 사업장 안팎, 나아가 지구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기흥사업장 주차타워에 설치하고 있는 1,500㎾ 규모의 태양광 발전 패널을 통해 다음달부터 일부 사무공간의 전력을 대체할 계획이다. 또 반도체 담당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 생산공정 폐기물 감축 방안을 연구하는 '환경안전연구소'를 운영, 최근 국제 인증기관으로부터 '폐기물 매립 제로' 골드등급 인증을 받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