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열 감독 "소형준은 애늙은이, 허윤동은 천방지축"
수원 유신고 시절 원투 펀치였던 허윤동(19ㆍ삼성)과 소형준(19ㆍKT)이 ‘같은 듯 다른’ 스타일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허윤동은 2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한화전에서 5이닝 동안 2실점(5피안타, 5볼넷)하며 팀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허윤동의 역투 속에 삼성은 9회말 3-2로 역전에 성공하며 3연승을 달렸다.
허윤동의 올 시즌 4번째 선발 경기인데 4경기 모두 5이닝씩 3실점 이하로 책임지는 견고함이 돋보인다. 2승 무패에 평균자책점 3.60으로 준수하다. 상대한 팀도 LG 두산 등 상위권 팀이 포함돼 있다. 처음엔 ‘대체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이제는 ‘기대되는 경기’로 이끌고 있다. 직구 평균 구속 136~137㎞로 강속구 투수는 아닌데도 직구 구사율은 62%에 달한다.
이에 반해 소형준은 컨디션이 좋은 경기에서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만, 그렇지 못한 경기에서는 무너지는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3일 팀 타율 1위 두산을 상대로 7이닝 무실점, 지난달 15일 삼성전에서는 6.1이닝 2실점 등 퀄리티스타트를 했다. 하지만 한 경기에서 5자책점 이상하며 무너진 경기도 3경기나 된다. 8경기 선발 등판해 4승4패로 평균자책점 6.02다. 평균 구속 143km짜리 투심이 일품이고 189㎝ 장신에서 내리꽂는 빠른 공도 시원시원하다.
이들을 3년 동안 지도했던 이성열 유신고 감독은 25일 본보와 전화 통화에서 “고교 때도 지금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며 웃었다. 이 감독은 고교 시절은 물론 청소년대표팀 감독으로도 두 투수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스승이다.
소형준 vs 허윤동? ? ??
소형준(우완) | 허윤동(좌완) | |
---|---|---|
2020 성적 | 8경기 4승 4패 (6.02) | 4경기 2승 무패 (3.60) |
탈삼진 | 20개 | 7개 |
직구 평균구속 | 144.8 km | 136.5 km |
퀄리티 스타트 | 2회 | 없음. |
잔루율(위기관리능력) | 58.3% | 88.1% |
이 감독에 따르면, 허윤동은 ‘노력형’이다. 비교적 작은 신장(181㎝)과 빠르지 않은 구속 등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이 감독은 “벤치에서의 요구나 작전 등을 충실히 이행했다”고 회상했다. 소형준에 대해서는 “컨디션 좋은 날엔 고교생이 아니었다. 프로 수준이었다”고 했다. 특히 승부 근성이 강했는데 상대에 안타를 맞은 뒤 다시 상대하더라도 ‘칠 테면 쳐 보라’고 정면 승부를 피하지 않는 우직한 스타일이었다고 한다.
성격도 소형준은 ‘애 늙은이’, 허윤동은 ‘천방지축’으로 서로 달랐다고 한다. 소형준은 마운드 위에서는 젊은 나이에 걸맞지 않게 침착한 표정인데 평소에도 “옆에 있어도 있는 줄 모를 정도로 조용한 성격”이라고 한다. 반면 허윤동은 활발한 성격의 “씩씩한 천방지축”이어서 서로 보완해주는 성격이었다고 한다.
유신고 시절 경기에 먼저 나서는 ‘원 펀치’는 허윤동, ‘투 펀치’는 소형준이었다고 한다. 이 감독은 “구위로만 따지면 소형준이 좋았다”면서 “전략에 따라 조금씩 달랐지만, 안정감 있는 윤동이가 선발 등판해 4이닝 정도 ‘간’을 본 뒤 승기가 잡히면 확실한 구위의 형준이가 경기를 마무리하는 수순이 승리 공식이었다”고 했다. 이 감독은 “두 명 모두 프로에서 활약하는 모습에 뿌듯하다”면서 “지금 성적에 자만하지 말고 오직 앞만 보고 꾸준히 달려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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