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변, 피해자 10명의 후손 13명 대리해 소장 접수
6ㆍ25전쟁 발발 70주년인 25일 납북 피해자 후손들이 북한 정부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은 이날 납북 피해자 10명의 후손 13명을 대리해 서울중앙지법에 소장을 접수했다. 국경일 노래 작사자 위당 정인보 선생, '손기정 일장기 말소사건'의 이길용 동아일보 기자, '국내 제1호 변호사' 홍재기 변호사 후손 등이 소송에 참여했다.
한변은 "북한이 6ㆍ25전쟁 당시 10만명 내외의 민간인들을 납치한 뒤 지금까지 그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반인도범죄 및 전쟁범죄에 해당할뿐만 아니라 인권침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 정부와 그 대표자 겸 김일성 전 주석의 상속인인 김 위원장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했다.
한변은 "북한은 주권면제 이론이 적용되지 않는 실체가 있는 단체라 손해배상 소송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행 헌법상 북한은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한 국가의 법원이 다른 국가를 소송 당사자로 삼아 재판할 수 없다'는 국제법상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북한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됐는데, 미국의 '오토 웜비어 사건'이 대표적이다. 미국 법원은 2018년 "웜비어에 대한 고문과 억류, 사법절차에 의하지 않은 살인과 그의 부모에게 상처를 입힌 책임이 있다"며 5억113만 달러(약 5,643억원)를 유족들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17개월간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 대학생 웜비어는 혼수상태로 고국에 송환된 뒤 2017년 6월 사망했다. 한변은 국내에서도 탈북한 국군포로가 현재 북한 정부와 김 위원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변은 "이번 소송을 계기로 정부와 국회에 납북자 문제 해결 등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강력한 노력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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