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기자회견 "전직 회사 간부와 경찰관, 짜맞추기식 수사"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했다"는 대구경찰청장에 강한 유감

삼화식품 노동조합원들이 24일 대구의 한 호텔에서 대구경찰청의 기획 편파 수사를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삼화식품 노동조합이 대구경찰청의 삼화식품 위생 수사가 기획, 편파 수사였다고 주장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노조는 또 "삼화식품 수사를 법과 원칙에 따라 진행했다"고 한 송민헌 대구경찰청장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노조는 24일 대구 달서구 한 호텔에서 '대구경찰청의 기획, 편파 수사 폭로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가 진행될 수록 노조원들의 허위 진술을 사주한 전직 회사 간부와 경찰관이 머리를 맞대고 짜맞추기식 수사를 하고 있다는 확신이 강해졌다"며 "수사가 끝나면 복수의 경찰관들이 양심선언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이 수사를 시작하기 전 한국노총의 한 간부를 찾아와 고소를 종용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해당 노총 간부는 "경찰관이 삼화노조 위원장 명의의 고소장을 받아달라고 종용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달서구 위생과와 대구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이 회사 불법의혹에 대해 애당초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성서경찰서가 가치없는 첩보로 처리한 사안을 수사하기가 부담되었기 때문에 한국노총 간부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이 목표를 정해 계획적으로 움직였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이 1월30일 회사 관계자의 신상을 파악하고 찾아온 것은 민간 사찰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한 노조원은 회사 전직 간부가 한 인터넷 언론을 통해 회사 흔들기를 시도한 후 효과가 없자 경찰을 끌어들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직 간부는 지난해 12월 구독자가 거의 없는 인터넷 언론에 허위사실을 알려 기사가 나가도록 했고, 뒤늦게 경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이 간부는 경찰 수사가 시작된 2월 초 경영진 가족을 찾아가 500억원에서 1,000억원을 주면 노조를 없애고 언론에도 힘을 쓰겠다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준비해서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당초 허위제보 동영상을 찍은 박차용씨는 환자복을 입고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전직 간부가 '경찰에서 내가 시키는대로 해라'고 지시하고 경찰 조사 때도 옆에 앉아 내 진술을 보완하는등 경찰과 유착관계가 의심되는 정황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시혁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 대구경북본부장은 "민중의 지팡이라는 경찰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오각성하고 새롭게 태어나야 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현희 삼화식품 홍보이사는 "경찰의 불법 증거를 확보해 직권남용죄로 추가 고소를 할 예정"이라며 "경찰이 민간인과 노총 관계자들을 찾아다니며 회사에 대한 고소를 종용한 사유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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