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억 모금... 바이든 단일 행사 최고액
트럼프와 지지율 격차도 두 배 벌어져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정권 탈환을 위한 대선 레이스에 합류하며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이미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조력자를 자처한 그는 첫 등판인 모금행사부터 기록을 세우며 유권자들에게 ‘오바마 효과’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오바마까지 대선 전면에 등장하면서 지지율 추락을 거듭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조바심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현지시간)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날 열린 대선 화상 모금행사에 등장해 1,100만달러(약 132억원)의 자금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소액 기부자 17만5,000여명이 760만달러를 십시일반 보탰고, 고액 기부도 340만달러나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모금액이 지금까지 열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단일 모금 행사 중 최고액이라고 전했다. 당장 20일 오클라호마주(州) 털사에서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의 오프라인 유세에서 거둬 들인 1,000만달러보다도 많다. 다만 누적 모금액에서는 지난달 말 기준 2억6,500만달러를 끌어 모은 트럼프가 바이든(1억2,200만달러)을 두 배 넘는 격차로 앞서고 있다.
이번 행사는 오바마가 바이든 지지를 선언한 후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낸 첫 자리다. 그는 이날 화상을 통해 바이든을 지지해 줄 것을 적극 호소했다. 오바마는 “트럼프를 꺾는 것이 미국민들의 ‘시급한’ 과제”라며 “지난 몇 년간 우리가 본 것은 과학이나 사실관계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백악관의 모습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태껏 여러분이 무엇을, 얼마나 했든 간에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에너지가 나오고 있더라도 그것이 승리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며 선거운동 동참을 촉구했다.
미 언론은 선거운동에 가세한 오바마의 지원 사격이 바이든의 뒷심을 배가시키는 ‘도움닫기’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바마의 오랜 참모인 데이비드 액슬로드 전 수석전략가는 WP에 “바이든의 업적이나 성과에 대해 모르는 유권자들이 많은 상황에서 오바마의 지원보다 더 좋은 선거 전략은 없다”고 단언했다.
오바마 효과는 수치로도 확인되고 있다. 이날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하버드대 미국정치연구소와 여론조사기관인 해리스 인사이트앤애널리틱스가 17,18일 미 유권자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오늘 선거가 실시되면 바이든을 찍겠다’고 대답한 사람은 56%에 달한 반면, 트럼프를 선택한 응답자는 44%에 불과했다. 오바마의 가세로 지난달 6%포인트 수준이었던 가상 투표율 격차가 12%포인트로 2배 가까이 벌어진 것이다. 트럼프는 국정 수행 지지율도 2018년 초 이후 최저치인 43%를 기록하며 악재만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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