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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후계자는 신동빈"...신격호 유언장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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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후계자는 신동빈"...신격호 유언장 나왔다

입력
2020.06.24 15:11
수정
2020.06.24 20: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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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자필로 쓴 문서 도쿄서 발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부산 해운대에서 열린 '시그니엘 부산' 호텔 개관식에 참석하고 있다. 부산=뉴스1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부산 해운대에서 열린 '시그니엘 부산' 호텔 개관식에 참석하고 있다. 부산=뉴스1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후계자로 지목한 유언장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24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이날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신동빈 회장은 7월 1일자로 롯데홀딩스 사장 및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다. 화상회의 형식으로 이사회에 참석한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롯데그룹을 이끌겠다”면서 신 명예회장의 유언장 발견 사실을 이사회에 알렸다.

해당 유언장은 신 명예회장이 2000년 3월 자필로 작성하고 서명한 문서로, 도쿄 사무실 내 금고에 보관돼 있었다는 게 신동빈 회장측의 설명이다. 이 유언장은 최근  신 명예회장의 유품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 명예회장 타계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사무실과 유품 정리가 다소 지연됐다"고 전했다.

유언장은 이달 일본 법원에서 상속인 대리인들과 법원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봉됐다. 유언장엔 사후에 롯데그룹(한국, 일본과 그 외 지역)의 후계자를 신 회장으로 한다고 기록돼 있다고 롯데지주는 전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 회장에게 인사권을 포함한 한·일 롯데 경영 전반을, 신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게 연구개발 쪽을 맡긴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유언장이 작성된 시점은 신 명예회장이 한일 롯데를 총괄하는 회장직을 수행하던 때였다. 당시 신 회장은 롯데그룹 부회장을,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직을 맡고 있었다. 유언장에는 그룹 발전을 위해 협력해달라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롯데지주 측은 밝혔다. 이날 이사회 이후 신 회장은 유언장 발견 사실을 그룹 임원들에게도 전달했다.

이날 롯데홀딩스 사장으로 선임된 신 회장은 향후 이사회 의장을 맡으며 일본 롯데도 실질적으로 경영하게 된다. 이로써 신 회장은 롯데홀딩스의 회장과 사장, 단일 대표이사 자리를 모두 갖게 됐다.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현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은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이사직만 유지한다.

신 회장 측이 유언장이 발견을 공개한 이날 오후 신 전 부회장 측은 해당 유언장이 법률로 정해진 요건을 갖추지 못해 효력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입장자료를 통해 "지난 1월 신 명예회장 타계 후 유언장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공표했던 롯데그룹이 5개월 가까이 지나고 나서 롯데홀딩스가 지배하는 부지 내에서 유언장이 발견됐다고 주장하는 점은 매우 부자연스럽다"며 "신 명예회장의 전 비서에 따르면 해당 금고는 매달 내용물을 확인해왔기 때문에 이제 와서 새로운 내용물이 발견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신 전 부회장은 이날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자신이 제안한 신 회장의 이사직 해임 안건이 부결된 직후 “소송 진행을 고려중”이라며 경영 복귀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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