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추가경정예산안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생존을 위협받는 소상공인 등의 버티기 기반을 강화해 일자리를 지키고, 취약 계층의 생활 안정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500만명이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여당의 표정이 다급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6개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에 항의하며 칩거에 돌입했던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전격적인 ‘화암사 회동’까지 추진하며 국면 돌파를 시도했지만, 통합당의 화답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박병석 국회의장 역시 “여야의 합의”를 재차 당부한 상태다.
앞서 민주당이 ‘6월 내 처리’를 목표했던 3차 추경안 통과를 위해서는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선출해 심사에 돌입하거나, 혹은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의 선출 만으로도 처리가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받은 뒤 심사에 나서는 절차가 필요하다. 어느 쪽이든 통합당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나 박병석 국회의장의 정치적 부담 감수가 전제돼야 하는 상황이다.
통합당의 리더십 공백 사태가 길어지자 김태년 원내대표는 23일 강원도 고성으로 달려가 주 원내대표와 마주 앉았다. 강원 고성 화암사에 칩거 중인 주 원내대표의 위치를 확인하자마자 설득을 위해 산사로 내달렸다는 것이다. 이 회동을 두고 김 원내대표는 24일 오전 국회에서 연 최고위원 회의에서 “장시간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고 큰 틀에서 국회 정상화와 3차 추경의 신속처리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 원내대표가 오늘(24일) 오후 입장을 발표한다고 하는데, 오로지 국민을 위해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3차 추경의 성격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기업 파산과 대량 실업 발생은 생산 능력 저하로 이어져 코로나19가 종식돼도 이어질 수 있다”며 “고용안정을 위한 적극 재정정책으로 경제 시스템을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또 “6월 국회에서 통과시켜 7월부터 집행해야 경기 효과가 살아난다”며 “통합당이 시간끌기, 발목잡기를 할 대상이 아니다. 신속한 통과가 국민의 명령이고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호소했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국회의장실로 향했다. 김 원내대표를 면담한 박병석 국회의장은 ‘화암사 회동’을 특별히 격려했다고 한다. 박 의장은 “김 원내대표가 강원도까지 찾아가 주 원내대표를 만난 건 정말 잘한 일”이라며 “성의를 보여서 감사하다”고 격려했다고 한민수 국회의장 공보수석은 밝혔다. 이 자리에서 김 원내대표는 재차 3차 추경안 처리의 시급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한 공보수석은 “의장께서는 여야가 좀 더 진지하게 협상을 해달라는 뜻을 강조했다”며 “국민의 뜻에 따라 합당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3차 추경 심사 기간을 고려해 협상의 최종 시한을 26일로 못박은 상태다. 통합당의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 박 의장을 거듭 설득해서라도 △18개 상임위원장 우선 확보한 뒤 △3차 추경안을 심사 처리한 뒤 △통합당 몫의 상임위원장 7석을 일괄 사퇴해 돌려 놓는 시나리오를 가동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민주당이 검토 중인 유력한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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