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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살에, 밀렵에... 멸종 위기 수마트라호랑이의 수난

입력
2020.06.2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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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아체특별자치주 국립공원에서 보호 중인 수마트라호랑이가 자연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반다아체=AFP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아체특별자치주 국립공원에서 보호 중인 수마트라호랑이가 자연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반다아체=AFP 연합뉴스


멸종 위기 수마트라호랑이가 최근 잇따라 희생되고 있다. 독살로 의심되는 죽음을 맞이하거나 밀렵꾼 함정에 빠져 죽은 뒤 신체 일부가 팔리고 있는 것이다.

24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북부수마트라주(州) 국립공원에서 최근 숨진 채 발견된 수마트라호랑이는 독살됐다는 잠정 조사 결과가 나왔다. 수마트라호랑이가 가축을 해치자 화가 난 농부들이 독극물을 이용해 수마트라호랑이를 죽였다는 것이다.

아체특별자치주에서는 22일 수마트라호랑이 이빨과 뼈, 가죽 등 신체 일부를 팔려던 밀렵꾼 일당 4명이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수마트라호랑이를 함정에 빠뜨려 죽였다. 호랑이 뼈와 이빨은 과학적으로 특별한 효능이 없다고 밝혀졌지만 중국에선 여전히 약재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1월에는 수마트라호랑이 가죽을 약 9,000만루피아(770만원)에 팔려고 했던 밀렵꾼이 체포됐다.

수마트라호랑이는 2008년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 동물로, 삼림 벌채 및 서식지 침범, 밀렵 등으로 개체 수가 급감하면서 현재 400마리 미만이 야생에 사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밀렵은 수마트라호랑이 사망의 약 80%를 차지한다. 올해도 수마트라호랑이가 덫에 걸려 죽거나 부상을 입은 사건이 잇따랐다.

형제뻘인 자바섬의 자바호랑이와 발리섬의 발리호랑이는 같은 이유로 각각 1970년대, 1937년에 멸종됐다. IUCN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1,645종의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나라로 전 세계에서 6번째로 많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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