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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단 내려놓는 상주시의 그릇된 이별 방식

입력
2020.06.25 04:30
수정
2020.06.25 07:49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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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석 상주시장이 22일 경북 상주시브리핑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프로축구단 전환과 관련해 발표하고 있다.? 상주시 제공

강영석 상주시장이 22일 경북 상주시브리핑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프로축구단 전환과 관련해 발표하고 있다.? 상주시 제공


경북 상주시와 프로축구 K리그와 인연은 올해로 끝나게 됐다. 22일 오전 강영석 상주시장이  “상주 상무 프로축구단을 시민축구단으로 전환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상주를 연고로 한 신생팀 창단 계획이 물거품 되면서다. 상무의 새 연고지는 인접지역인 김천시가 유력하다.

지난 4월 15일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강 시장은 취임 두 달여 만에 상무와 결별하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상주의 미래를 위해서”라고 했다. 현재 2부 리그에서 시민구단을 운영하고 있는 지자체들이 각 구단의 수입감소와 인건비 증가, 후원기업 유치 곤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상주시에 뿌리 내린 축구기반이 사라지게 되면서 강 시장의 시민구단 창단 포기 결정 자체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지만, 축구계에선 이번 발표 과정에 대해서도 크게 분노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과 구단 등과 이달 말일까지 창단여부에 대한 논의를 이어하기로 했지만, 상주시가 논의 주체들에게 일언반구 없이 갑작스레 창단 포기 의사를 밝히고 손을 털어버린 것이다.

구단 직원들은 자신들의 일터가 사라진다는 소식을 언론보도를 통해 알게 돼 충격이 크다. 상무가 연고지를 옮길 경우 완전히 새로운 팀을 창단하게 돼 고용승계는 이뤄지지 않는다. 현재로서 사무국 직원들은 올해를 끝으로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취업시장으로 내몰리게 된 것이다.

K리그 유소년클럽의 자부심을 안고 꿈을 키워 온 함창중(15세 이하), 용운고(18세 이하)소속 선수들도 자신들의 거취 등에 대해 명확히 들은 바 없어 미래가 불안하다. 강 시장은 “유소년클럽에 대한 책임은 프로축구연맹, 국군체육부대, 구단에 공동으로 있다”고 떠넘겼다.

10년간 선수들을 자식처럼, 친구처럼 여겨온 지역 축구팬들도 이젠 주말에 마음 붙일 곳을 잃게 됐다. 10년 전 “상무를 통해 프로구단 운영 노하우를 쌓아 시민프로축구단을 창단하겠다”던 계획을 믿고 마음을 줬는데 이젠 볼 수 없게 됐다. ‘상주의 미래’를 위한다며 택한 이별방식은 축구로 새로운 여가를 찾았던 기존 상주시민들은 물론 일자리를 위해, 꿈을 위해 상주로 넘어와 터를 잡은 구단 직원들과 유소년 선수들에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겨줬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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