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욱 통계청장 인터뷰
통계청이 분기마다 내놓는 ‘가계동향조사’는 최근 발표될 때마다 논란의 중심에 섰다. 소득분배 상황을 시의성 있게 보여줘 문재인 정부가 표방한 소득주도성장의 성과, 혹은 역효과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발표된 올해 1분기 조사의 경우 표본체계와 조사 방법 등이 개편됐는데, 일각에서는 정부가 입맛에 맞는 통계를 찾기 위해 의도적으로 조사 방법을 바꿨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강신욱 통계청장은 최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이번 개편은 정부 부처와 학계에서 요구해 오던 통계 수요를 충실히 대응하기 위한 것이지, 정부 정책 효과를 돋보이게 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전 통계가 갖고 있던 문제점들을 최대한 극복, 해소했다고 강조했다.
강 청장은 현 정부의 주요 경제 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의 성과에 대해선 구체적 언급을 피했으나 소득 분배를 연구한 학자로서 “분배 정책이 성장에 긍정적인 피드백을 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또 통계청이 통계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과 더불어 ‘온라인거래 사업체 통계’ 등 사회 흐름에 맞춘 새로운 통계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청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17일 정부대전청사 집무실에서 진행됐다.
온라인 채널을 통한 매출 등
사회 흐름 맞는 통계도 개발
올 센서스선 반려동물도 조사
-가계동향조사에서 새로운 표본과 조사방식을 적용하자 지난해 소득 격차가 줄었다. 이를 두고 ‘의도적인 개편이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가구의 소득과 지출을 통합해 조사하는 것으로, 가계동향 조사의 전통적 방식으로 돌아간 것이다. 1963년 이래 가계동향 조사에서 현재와 같은 방법이 채택되지 않은 것은 2017년과 2018년 단 두 해뿐이다. 또 전보다 표본 대표성을 높이고 응답자 부담도 줄였다. 소득 분배 개선을 이유로 통계를 개편했다는 해석에 동의할 수 없다. "
-2017년과 2018년에는 왜 소득과 지출을 따로 조사 했나.
"고소득층의 소득을 잘 잡아내지 못하는 등 들어가는 예산 대비 효용가치가 높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래서 2017년을 끝으로 가계동향 소득부문 조사를 없애기로 결정하면서 조사가 축소됐다. 하지만 정부부처와 학계에선 시의성 있는 가구 경제 상황 진단 등을 위해 소득과 지출의 통합조사 재개를 요구했다. 이에 통계청은 2017년 이전 조사 방식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한 것이다."
-통계 논란의 중심에는 소득주도성장이라는 현 정부 주요 경제 정책에 대한 찬반론이 있다.
“구체적인 정책 프로그램에 대해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다만 분배가 성장에 긍정적인 피드백을 줄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최근 국제기구들까지 균형과 포용적 성장에 관심을 기울이는 등 분배 없이는 성장도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 위기가 왔을 때 사회 안전망이 제 역할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새로 준비하거나 개편 중인 통계가 있나.
“사업체의 전체 매출 가운데 얼마를 온라인에서 판매하는지 파악할 수 있는 통계를 준비 중이다. 쿠팡, 지마켓과 같은 온라인 쇼핑몰을 경유하지 않고 각 기업체들이 갖고 있는 별도의 온라인 채널로 매출을 얼마나 올리는지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디지털 경제 규모를 추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그밖에 성별, 부모별, 산업별 육아휴직률 통계를 개발해 올해 12월 공표할 예정이다. 또 외국인, 이민정책 수립 지원을 위한 내외국인 인구추계, 기업경영실태를 정량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기업경영방식통계 등도 작성해 제공할 계획이다.”
-올해 5년 만에 인구총조사가 이뤄진다. 올해 조사가 이전과 다른 점은.
“내용 측면에선 1인 가구가 된 기간, 반려동물 유무 등 최근 관심 사안을 묻는 항목이 늘었다. 형식 측면에선 코로나19와 맞물려 전화, 모바일 등을 이용한 비대면 조사가 확대된다. 또 전자조사 방식 도입으로 결과 공표를 3개월가량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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