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열기에 유동성 타고 공모주 청약 경쟁 323대 1
증권가선 시총 5조~6조 추산… "2배 이상 뛸것" 전망도
SK바이오팜의 공모주 청약이 예상을 뛰어넘은 '흥행 대박'으로 IPO의 새 역사를 쓰게 됐다. 이틀 새 31조원의 청약 증거금이 모였고, 경쟁률은 323대 1까지 치솟았다. 바이오주에 대한 성장 기대감과 초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현금)이 뜨거운 투자 열기의 배경으로 꼽힌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마감한 SK바이오팜의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 30조9,899억원에 달하는 청약 증거금이 몰리며 323.0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14년 제일모직의 기존 최고 기록을 6년여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당시 제일모직의 경쟁률은 194.9대 1, 청약 증거금은 30조639억원이었다.
SK바이오팜의 ‘역대급’ 흥행은 어느 정도 예고된 일이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저금리에 맞물려 주식시장에 막대한 규모로 유입된 유동성(현금)이 공모주 흥행까지 이끌었다는 평가다. 최근 코스피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급반등하는 과정에 제약바이오주가 상승세를 이어간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24일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 5위권 내 삼성바이오로직스(3위), 셀트리온(5위) 등 바이오 종목이 2개나 포함돼 있다.
청약 첫째 날인 23일 이미 62대 1에 달하는 경쟁률을 보이며 6조원에 가까운 증거금을 끌어들인 것도 이날 흥행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통상 청약 첫날엔 눈치보기가 극심해 거래 규모가 크지 않고 마지막 날 대부분의 수요가 몰린다. 지난 17~18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도 835.7대 1이란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 흥행을 일찌감치 예고했다. SK바이오팜이 기업가치를 비교적 보수적으로 산정해 시장 예측보다 낮은 수준의 공모가(4만9,000원, 이 기준 시가총액 3조8,373억원)를 내세운 것도 인기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날 결과로 SK바이오팜이 코스피200지수(코스피 주요 200개 종목으로 구성한 주가 지수)에 조기 입성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진 상황이다. SK바이오팜이 상장 뒤 15거래일간 시가총액 상위 50위권 내에 들어가면 코스피200지수에도 일찌감치 진입할 수 있다. 일각에선 SK바이오팜이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의 두 배 이상 가격을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증권가에선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을 약 5~6조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 입장에선 이날 경쟁이 몰리면서 받을 수 있는 주식 수가 제한됐다. 만약 경쟁률이 가장 높은 한국투자증권(351.1대 1)에 청약을 했다면 증거금 1억원 기준 11주 정도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 당일인 내달 2일 주가는 확정 공모가(4만9,000원)의 90~200% 범위 안에서 시가가 결정된다. 이날 시가의 30% 범위 안에서 주가가 움직일 수 있다. 이에 첫 거래일인 7월 2일 기준 SK바이오팜의 주가는 최대 12만7,400원까지 상승이 가능하다.
업계에선 지난해 신약 2종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연달아 시판 허가를 받은데다, 뇌전증(간질)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제품명 엑스코프리)가 기존 치료제보다 발작 증세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까닭에 코스피 시장 안착을 우호적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 '최대어'로 꼽힌 SK바이오팜 공모청약에 이어 하반기엔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 게임부문 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 등이 코스피 시장 문을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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