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받고 보니 '모든 사람에 지급 찬성' 80%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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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받고 보니 '모든 사람에 지급 찬성' 80%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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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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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재난지원금 어떻게 쓰고 무엇을 바꾸었나


긴급재난지원금 신청과 지급이 시작된 지 한 달 이상의 시간이 흘렀다. 신용ㆍ체크카드로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 5월 사용 내역이 6월 초 행정안전부에 의해 공식 발표됐다. 이를 바탕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이 동네 상권과 전통시장 등의 매출 악화를 완화하고 내수경기를 진작시키는 데에 효과를 냈다는 평이 나왔다. 반면 음식점과 식료품 구매에 사용된 비중이 가장 크다는 점을 지적하며 “온 국민 몸보신 프로젝트냐”는 비판도 없잖다. 재난지원금은 보다 긴급하고 도움이 절실한 이들에게 돌아가는 게 맞지 않느냐는 목소리다.  정치권에서는 긴급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찬ㆍ반을 넘어 ‘기본소득’과 ‘보편복지’ 이슈 등 미래 복지정책으로 논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전에 없던 전 국민 대상의 현금성 지원금을 받아 쓴 국민들의 실제 경험과 평가는 어떨까. 한국리서치 '여론속의 여론' 연구팀이 지난 8~11일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이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축산물 소비가 증가한 가운데 23일 한국소비자원이 국내산 돼지고기 및 쇠고기 6개 품목의 지난달 판매 가격을 조사한 결과 전월에 비해 큰 폭 상승했다. 돼지고기는 목살과 삼겹살 판매 가격이 전월 대비 각각 19.8%, 17.5% 올랐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 내 한 정육점의 모습. 뉴시스



주로 신용ㆍ체크카드로 받아

먼저 긴급재난지원금의 신청 방법에 대해 물었다. 신청비율은 97%로,  '99.5%의 가구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수령했다'는 행정안전부의 공식 발표와 근접했다. 신청자와 관련해서는 본인이 세대주라도 다른 가구원이 대리 신청한 경우(9% 안팎)가 있었다.  신청 경로는 △카드사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57%) △읍ㆍ면ㆍ동 주민센터 및 지역금고 방문(21%) △거주지 시ㆍ도ㆍ군청 운영 별도 홈페이지(6%) 등의 순이었다. 이를 다시 전화ㆍ온라인을 포함한 비대면신청과 대면 신청으로 구분하면 각각 68%와 26%로 비대면 신청이 대면 신청의 2.5배 이상에 달했다. 지급받은 형태는 △신용ㆍ체크카드(76%) △지역화폐/선불카드(17%) △상품권(3%) 등의 순이었다.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방식. 그래픽=송정근 기자


신청 시 기부비율 3% 

본인이 직접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한 응답자에게만 ‘신청 과정의 어려움’을 물어본 결과, 10명 중 9명(92%)은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평했다. 성, 지역, 학력 및 20대를 제외한 연령별 신청 과정 평가에서 큰 차이가 없는 점을 감안하면 신청 프로세스 및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다양한 계층의 편의를 고려해 신속하게 준비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강요’와 ‘귀감’이라는 입장이 맞서고 있는 긴급재난지원금 기부와 관련,  신청 시 ‘일부 또는 전액을 기부했다’는 응답 비율은 3% 수준이었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형태. 그래픽=송정근 기자


이미 지급액 절반 이상 사용 60%

지난 5월 4일부터 신청ㆍ지급이 시작된 긴급재난지원금을 한 달이 지난 조사 시점(6월 5~ 8일)엔 얼마나 사용했을까.  ‘아직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2%에 불과했고 '지급액의 30% 미만 사용'이 13%, ‘30~50% 미만’ 18%, ‘50~80% 미만’ 25%, ‘80% 이상, 거의전액 사용’ 응답 비율이 39%로 나타났다. 지급시작 후 한 달 동안 긴급재난지원금의 절반 이상을 사용한 가구가 10가구 중 6가구(64%)도 넘는 셈이다. 사용 기간이 8월말로 제한돼 있고 허용 가맹점에서 ‘신용ㆍ체크카드’ 사용 시 재난지원금이 우선 차감되기 때문에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사용액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지급수단별로는 현금으로 받은 경우 사용 비율이 높았고 ‘상품권’ 사용 비율은 저조했다. 

사용 용도를 모두 선택(중복응답)하게 한 결과 △슈퍼마켓이나 재래시장 등에서 식재료 구입(70%) △슈퍼나 시장 등에서 생필품 구입(66%) △외식비(50%) △병원ㆍ의원ㆍ약국 등 의료비(42%) △대중교통 및 주유비 등 차량유지(21%) △피복/이미용 서비스(13%) △학교 납입금ㆍ학원 ㆍ유치원 등 교육비(7%) 등의 순으로 식비와 생필품 장보기에 가장 많이 사용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카드사가 내 놓은 긴급재난지원금 5월 이용 데이터 분석 결과와 유사하다.

6월 5일 현재 재난지원금 사용 비율. 그래픽=송정근 기자


 ‘살림살이에 도움이 됐다’ 90%

긴급재난지원금이 ‘내 가정 살림살이에 도움이 되었다’는 평가가 90%였다. ‘한시적으로나마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었다’는 응답이 69%, ‘그 동안 하지 못했던 여가활동을 하게 되었다’가 24% 등으로 경제적 지원 효과뿐 아니라 시간 사용 및 여가 등에 미치는 효과도 제한적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었다.

본인과 본인 가구 외 ‘생활고를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90%, ‘자영업과 소상공인의 경영난 극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도 85%나 됐다. 긴급재난지원금 본래의 경제적 지원 효과에 대한 평가는 우수한 수준이었다.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을 위해 ‘평소 가던 대형마트 대신 동네 가게를 이용’한 경험이 74%, ‘평소 잘 가지 않던 전통시장 방문’ 경험은 24%였다. 지원금 사용을 위한 본인의 소비패턴 변화 경험과 ‘자영업과 소상공인의 경영난 극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연결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을 위해 ‘방문하게 된 동네 가게나 전통시장에 다시 방문할 의사가 있다’는 응답이 77%를 기록했다. 중장기적으로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바닥경기’에 활력을 주는 계기를 기대하게 되는 대목이다.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와 추가 지급 여부 비교. 그래픽=송정근 기자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찬성  70%

지난 4월 한국리서치 조사에서는 지급 범위에 대해 ‘모든 사람에게 지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54%, ‘선별적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이 43%로 보편지급에 대한 지지가 조금 더  높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소득이나 재산과 상관없는 지급범위’에 대한 찬성비율이 80%로, 지급 이전과 이후의 의견에 큰 변화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모든 국민이 겪고 있기 때문에(56%) △지급 기준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27%) △지급대상 평가를 위해서는 지급 시기가 늦춰질 수 있기 때문에(16%) 등이 보편 지급 찬성의 이유로 꼽혔다.

또 4월 조사에서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재난지원금을 여러 번 지급할 수 있다’는 의견이 58%였던 것에 비해 이번 조사에서는 추가지급 찬성 비율이 70%로 크게 증가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어려움이 길어지고 대유행이 재현될 것이라는 예측, 긴급재난지원금 지원을 받은 경험 등이 의견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추가 지원이 될 경우 지급범위에 대해서는 ‘보편지급’과 ‘선별지급’ 선호가 각각 55%와 40%로 의견이 갈렸다.

보편복지 강화 시 추가 세금 지불 의사. 그래픽=송정근 기자


 

보편 복지에 대한 우호적 인식도 강화

‘복지정책의 미래’에 대한 질문에서 ‘보편복지 강화’에 대한 공감 비율(55%)이 ‘선별복지’(41%)를  크게 앞질렀다. 연령별로는 30대의 보편복지 지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60세 이상에서는 의견이 팽팽했다.

긴급재난지원금의 경제적 지원 효과 문항과 복지정책 미래 문항의 응답 결과를 함께 살펴본 결과, ‘본인의 가정살림’ 및 ’자영업자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한 그룹에서 보편복지 선호 비율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높았다. 응답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 및 정치 성향 등을 고려한 추가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보편복지에 대한 우호적 인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만 ‘보편복지 강화’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재원마련을 위한 추가 세금 지불 의향을 물어본 결과 65%가 동의하면서도  35%는 추가 세금 지불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점은 간과해선 안 될  대목이다.

긴급재난지원금의 경기부양 효과는 이미 다양한 실물 데이터의 변화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물론 막대한 재정이 소요된 점을 고려하면  정책적 효과에 대한 평가는 더 따져봐야 한다. 긴급재난지원금의 경기부양 외적 효과에 대해서도 보다 다양한 부문에 대한 논의와 평가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개인의 안정감, 여유 등 정서적 측면이나 근로동기와 구직활동 등에 미치는 영향 등도 검토돼야 한다. 긴급재난지원금은 그 효과성 측면 뿐 아니라 신청 시스템, 지급방식, 사용현황 자체도 향후 복지정책 실행과 방향성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 조사결과는 긴급재난지원금의 지급 및 사용 경험이 일반국민의 보편 및 선별 복지에 대한 시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김수진 한국리서치 여론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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