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첫 김미경 전국의용소방대연합회장
김미경(55) 신임 전국의용소방대연합회장은 23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창설 100년이 넘었지만 ‘의용소방대’를 위한 날이 없다"며 "의용소방대 기념일 제정에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방서가 관장하는 소방업무를 보조하기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에 조직된 일선의 소방조직 연합인 전국의용소방대연합회 회장 자리에 여성이 오른 것은 김 회장이 처음이다. 24일 3년 임기를 시작하는 그로부터 포부를 들었다.
김 회장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돼 기쁘다”면서도 “여성으로는 이 자리가 처음이라, 그래서 더 잘 해야 한다는 부담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또 “‘최선을 다한다’가 아니라 ‘잘 하겠다’”며 "의용소방대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자긍심을 높이는 데 일조하겠다"고 강조했다. 과정이 아닌 결과로 승부하겠다 것이다. 그는 직원 100명 규모의 화물운송 업체를 운영 중인 기업인이기도 하다.
‘의용소방대의 날’ 제정에 대한 김 회장이 의욕은 ‘말의 성찬’이 아니다. 2년 전 각 시도 의용소방대연합회장이 모여 ‘의용소방대의 날’을 3월 19일로 일찌감치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화재 등으로 봄철에 의용소방대가 할 일이 많아지는 걸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3월을, 119처럼 시민 생명과 안전에 촉각을 곤두세우자는 의미에서 19일을 선택했다 김 회장은 “21대 국회가 새롭게 구성된 만큼 국회 일정에 맞춰 본격적으로 움직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방 분야서도 여성의 진출은 늘고 있지만 화재, 구조, 구급 업무 성격상 여전히 남성 중심의 분위기가 존재하는 게 엄연한 현실. 김 회장 선출은 또 하나의 유리천장이 깨졌다는 의미도 갖는다. 전국 3,883개 의용소방대서 활동하는 9만5,276명 중 여성대원은 3만8,723(40.6%)명이다. 2015년 성북서 의용소방대장을 맡으며 소방의 세계에 입문한 그는 2017년 3월 서울시의용소방대연합회 여성회장에 선출됐고, 2년 뒤 재선출됐다.
김 회장은 “소방관과 함께 시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은 물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모습에 이끌려" 의용소방대원이 됐다. 구한말 일본인 거류지를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조직된 소방대인 소방조(消防組)에서부터 유래한 의용소방대지만, 화재 진압과 구급 상황 발생 때 가까운 거리에서 소방관들을 보좌하는 일 외에도 평시 △화재예방 홍보 △심폐소생술 교육 등 소방ㆍ안전 교육과 취약계층 봉사활동을 한다.
의용소방대연합회를 이끌며 앞으로 펼칠 활동과 관련, 김 회장은 ‘열정’을 강조했다. “전국을 두루 챙기는 부지런함이 없으면 훌륭한 리더가 되기 어려운 자리입니다. 열정과 헌신으로 주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역사회 안전을 책임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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