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 의원의 대리인 조순열 변호사(오른쪽)와 김정기 민화협 상임이사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홍걸 의원의 재산상속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3남인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의원은 23일 모친 고 이희호 여사의 유지에 따라 서울 동교동 자택이 본인에게 상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김 의원은 최근 감정가액 32억원 상당인 김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와 8억원 가량의 노벨평화상 상금을 두고 형인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 법적 분쟁 중이다.
김 의원의 법률 대리인인 조순열 변호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의원은 이희호 여사가 남긴 모든 재산을 상속 받을 유일한 합법적 상속인 지위가 있다”고 말했다. 민법상 김 전 대통령 아들 3형제(홍일ㆍ홍업ㆍ홍걸) 중 이 여사 친자인 김 의원만 상속자 지위를 갖고 있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 측이 이날 공개한 유언장에서 이 여사는 △노벨평화상 상금은 김 전 대통령 기념사업에 쓰고 △동교동 자택은 김대중 기념관으로 사용하되, 소유권은 김 의원에게 넘기라고 했다. 또 동교동 자택을 지방자치단체나 후원자에 매각할 경우 매각대금의 3분의 1을 김대중 기념사업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3형제가 3분의 1씩 나누라는 내용도 담겼다. 조 변호사는 “이 여사가 서거 3년 전 작성한 유언장은 후속 절차를 밟지 않아 법적으로 무효가 됐지만, 김 의원은 이 여사의 유지를 받들어 그 취지를 따르고자 한다”고 했다.
이는 ‘김 의원이 이 여사의 유언장을 따르지 않고 모든 재산을 본인 앞으로 돌렸다’는 김홍업 이사장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조 변호사는 “(김 이사장은 동교동 자택에 대한 9분의 2 지분소유권 이전등기를 요구하는데) 지분을 나누는 것은 이 여사의 유지도 아니고 법적으로도 공동 상속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고 이희호 여사 1주기 추도식이 열린? 지난10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묘역에서 고인의 차남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 삼남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말 없이 자리하고 있다. 뉴스1?
김 의원 측은 ‘기부가 예정된 노벨평화상 상금 8억원이 김 의원이 국회의원 입후보자 재산 신고에서 누락돼 이미 개인적으로 사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조 변호사는 "노벨평화상으로 명시되지 않고 보통 예금 통장에 다른 돈과 같이 있어 이 여사가 돌아가시고 바로 (김 의원에) 넘어오게 됐다"며 "(국회의원 재산 신고 때는) 채권과 채무, 순수한 재산만 신고한 것이다. 노벨평화상 상금은 재산이 아니기에 신고를 하지 않은 것은 정상"이라고 했다.
이날 김 의원 측은 김대중ㆍ이희호 기념관 추진위원회를 발족한 사실도 공개했다. 위원회에는 함세웅 신부, 유시춘 EBS 이사장과 함께 참여정부 당시 해양수산부ㆍ행정자치부 장관을 역임한 허성관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당사자인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고 대리인들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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