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리그 대표 좌완 스페셜리스트 NC 임정호(왼쪽부터) 삼성 임현준 SK 김정빈 LG 진해수. 각 구단 제공
프로야구에서 ‘좌완 스페셜리스트’ 또는 ‘원 포인트 릴리프’로 불리는 왼손 구원 투수는 경기 후반 팀의 승리 확률을 높여주는 귀한 몸이다. 박빙 승부에서 상대 타자가 좌타석에 들어서면 즉시 좌완 투수가 출동해 특정 타자 1~2명만 상대하고 마운드를 내려간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2020시즌부터 ‘한 투수가 최소 타자 3명 상대’ 규정을 도입했지만, KBO리그에서는 여전히 왼손 구원 투수들이 득세 중이다.
22일 현재 스페셜리스트로 가장 중용되는 선수는 NC 임정호(30)와 삼성 임현준(32)이다. 2015년 처음 1군 무대를 밟은 임정호는 데뷔 첫해 투수 최다 출전(80경기) 1위에 오르며 ‘좌타자 킬러’로 입지를 다졌다. 2017시즌 후 상무에서 군 복무를 하고 2019년 9월 복귀한 그는 올해도 좌타자가 등장하면 어김없이 마운드에 올라 8홀드를 수확했다. 출전 횟수는 19경기인데, 1이닝 이하 경기가 11차례다. 유형별 피안타율도 우타자 0.286, 좌타자 0.226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통산 피안타율 역시 우타자 0.276, 좌타자 0.215다.
임현준도 ‘스페셜리스트’로 최적화됐다. KBO리그 1군 등록 선수 중 유일한 좌완 사이드암이다. 원래 좌완 정통파 투수였지만 방출 위기에 처한 2015년 야구 인생을 걸고 사이드암으로 전환하는 결단을 내렸고 결국 그의 무기가 됐다. 2018년 1군에서 좌완 스페셜리스트로 확실히 자리 잡았고, 지난해 71경기에 나갔다. 올해도 18경기에서 10.1이닝을 책임지며 평균자책점 0.87을 찍고 있다. 1군 풀타임 투수가 된 2018년 이후 임현준의 유형별 피안타율은 우타자 0.289, 좌타자 0.193를 기록 중이다.
LG 베테랑 진해수(34)는 잔뼈가 굵은 스페셜리스트다. 통산 600경기 출전이 임박한 그는 홀드 2개를 추가하면 권혁(두산), 안지만(전 삼성), 차명주(전 한화)에 이어 KBO리그 역대 4번째 5년 연속 10홀드를 달성한다. 2017년엔 개인 최다인 24홀드로 그해 홀드왕도 차지했다.
성적으로만 보면 SK의 ‘비밀병기’ 김정빈(26)이 가장 압도적이다. 당초 좌완 스페셜리스트로 기대를 모았지만 이제는 1이닝 이상 책임지는 핵심 불펜 요원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20경기에서 6홀드를 수확했고, 20.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제로(0)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