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방역 모범국은 옛말?... 잇단 집단감염에 폭동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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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방역 모범국은 옛말?... 잇단 집단감염에 폭동까지

입력
2020.06.2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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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만에 신규 감염 3배 증가

호르스트 제호퍼 독일 내무장관이 22일 슈투트가르트 도심의 폭동 현장을 찾아 파손된 경찰차를 살펴보고 있다. 슈투트가르트=EPA 연합뉴스


유럽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는 독일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 최근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뚜렷한데 이어, 오랜 봉쇄조치로 억눌린 민심이 폭동으로 번지는 등 사회적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한국의 질병관리본부 격인 독일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는 독일 내 코로나19 재생산지수가 전날 기준 2.88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이 수치는 20일에도 1.79에 달했다. 18일만 해도 독일의 재생산지수는 0.86에 불과했다. 재생산지수는 환자 한 명이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는 수치로 1을 넘으면 감염병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전날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537명으로 일주일 전(192명)과 비교해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재생산지수 증가는 최근 독일 내에서 연이어 발생한 집단감염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독일 서부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 대형 도축장에서 이날 최소 1,300여명의 노동자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 대부분은 동유럽 출신으로, 최저 임금을 받고 장시간 노동을 하면서 2,3명이 작은 방에서 공동생활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노동부는 감염 확산이 쉬운 환경을 만든 업체 측에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앞서 20일에도 독일 중부 니더작센주의 괴팅겐 지역 아파트 단지에서 120명 이상의 거주민이 코로나19에 집단감염됐다. 이 아파트의 한 채 당 면적은 19~37㎡로 인구 밀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보건당국이 거주민 700여명을 격리 조치하기로 하자 일부 주민이 강하게 항의해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다.

장기간 봉쇄ㆍ통제에 따른 시민들의 인내심도 바닥을 드러낸 듯하다. 20일 밤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부르크주의 슈투트가르트 도심에서는 400~500명이 폭동에 버금가는 폭력을 행사했다. 사건 장소는 아직 영업을 재개하지 못한 클럽 밀집 지역으로 많은 시민들이 야외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폭력은 경찰이 17세 마약 소지 용의자를 체포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주변 사람들이 별안간 술병과 돌을 던져 길가 상점들의 창문을 깨뜨리기 시작했다”며 다시 상황을 증언했다.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은 “봉쇄가 길어지면서 경찰에 불만을 느끼던 시민들이 폭력적으로 변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24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그간 독일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꼼꼼한 검사ㆍ추적ㆍ격리 체계 덕분에 유럽에서 코로나19를 가장 성공적으로 통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3월 중순 발령된 공공생활 통제 조치도 4월 말부터 완화했고, 이달 15일부터는 유럽 30개 국가를 상대로 여행경보를 해제하는 등 국경도 열었다. 하지만 감염병 재확산에 폭력시위까지 돌출하면서 방역당국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23일 현재 독일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19만2,119명, 8,969명이다.

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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