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상 중국 견제, 한반도 작전구역 포함
"북한 도발시 무력시위에 나설 가능성"

미 해군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앞)과 니미츠함이 23일 오전 필리핀해에 도착했다. 미 7함대 제공
미국 해군 항공모함 2척이 남중국해에 추가로 배치됐다. 미 공군의 대표적 핵전략자산인 B-52H 전략폭격기도 필리핀해 인근에서 포착됐다. 중국 견제용이지만 작전구역에 한반도가 포함된다는 점에서 북한의 군사 도발 가능성에 대한 경고 차원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미 양국은 북한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22일 하루에만 한반도 상공에 정찰기 8대를 잇따라 띄웠다.
미국 인도ㆍ태평양사령부는 23일 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과 니미츠함이 지난 21일부터 필리핀해에 추가 투입됐다고 밝혔다. 미군은 이들 항모가 한반도를 작전구역에 포함하고 있는 7함대에 배속된다고 설명했다. 두 척의 항모를 따라 항공기 140여대와 이지스 구축함, 유도미사일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요격 미사일을 탑재한 함정 등도 배치됐다. 기존 로널드 레이건함까지 감안할 경우 전력가치가 45조원에 이르는 항모 3척이 7함대 작전구역에서 활동하게 됐다.
항공기 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스폿은 전날 “B-52H 전략폭격기 2대가 미 알래스카 아일슨 공군기지를 출발해 필리핀해로 이동했다”면서 “항모타격단과 함께 작전을 수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남중국해 전력 강화는 표면적으로는 중국 압박 전략의 일환이다. 제임스 커크 미 해군 제11항모타격단장은 “우리의 작전은 ‘항행의 자유’를 보호하려는 강력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남중국해에서 배타적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을 겨냥한 조치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이들 항모가 북한 도발시 한반도 인근서 무력시위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본다. 실제 한반도 전쟁 위기가 고조되던 2017년 11월 레이건ㆍ루스벨트ㆍ니미츠함 등 항모 3척이 동해에 진입해 한국 해군과 연합훈련을 실시하며 북한을 압박했다.
군 소식통은 “미군의 움직임에 대해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할 수 있음을 경계한 것이다. 하지만 북한에겐 한반도와 멀지 않은 곳에 미군이 항모를 비롯한 전략자산을 동원하는 것만으로도 위협이 될 것이란 해석이 많다.
한미 양국은 연일 북한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항공기 추적사이트 노콜사인에 따르면 이날도 ‘71FC22’ 식별부호를 가진 항공기 1대와 주한미군 정찰기가 한반도 상공을 잇따라 비행했다. 북한이 대남 확성기를 재설치한 22일엔 한국 공군의 항공통제기 ‘피스아이’ 1대와 미 공군 정찰기 리벳조인트(RC-135W), 주한미군 정찰기 가드레일(RC-12X) 6대가 대북 감시비행을 했다. 지난 17일과 19일에는 B-52H 전략폭격기가 연이어 일본 인근을 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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