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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성기 설치ㆍ전단 살포, 남북 모두 자제해야

입력
2020.06.24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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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밤 경기 파주에서 탈북단체가 보낸 대북전단 살포용 풍선이 홍천군 서면 마곡리 인근 야산에 떨어져 있다. 홍천=연합뉴스

지난 22일 밤 경기 파주에서 탈북단체가 보낸 대북전단 살포용 풍선이 홍천군 서면 마곡리 인근 야산에 떨어져 있다. 홍천=연합뉴스


일부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빌미로 시작된 북한의 4ㆍ27 판문점 선언 파기 행동이 계속되고 있다. 북한군은 21일부터 비무장지대 전선 20여곳에서 확성기 방송 설비 재설치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2018년 정상 합의에 따라 철거하기 전까지 운용했던 확성기가 40여곳에 이르렀으니 설치 재개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북한은 이미 예고한 대남전단도 1,200만장을 인쇄하고 풍선 3,000여개까지 마련해 수도권을 뜻하는 ‘남조선 깊은 종심’까지 보낼 준비를 마쳤다고 한다. 이 와중에 남측의 탈북자 단체는 당국의 엄중 경고에도 불구하고 22일 밤 몰래 또 대북 전단을 날려 보냈다.

확성기 방송이나 전단 살포는 남북이 접경지역 심리전의 일환으로 오래전부터 이용해 오던 선전 및 비방 수단이다. 직접적인 상대 비방이자 체제 선전이기 때문에 남북 대화가 진전될 때마다 최우선으로 중지를 약속해 온 화해의 바로미터이기도 했다. 북한은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자체는 물론이고 이를 막지 못한 남측 당국의 책임까지 싸잡아 비난하며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를 시작으로 남북 합의를 무력화하는 행동에 나섰다. 지금 행태로는 북한군 총참모부가 밝힌 대로 개성과 금강산 군부대 배치, 접경지역 부근 군사훈련 등도 조만간 실행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확성기 방송을 대대적으로 재개할 경우 우리 군도 방어적 차원의 맞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라는 충격적인 조치로 사실상 북한은 돌아오지 않을 다리를 건너는 결심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지난 2년간 거둔 남북의 극적인  화해 성과를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정상 간 합의 정신으로 돌아오는 것이 마땅하다.

그게 어렵다면 적어도 확성기 방송이나 전단 살포 과정에서 우발적인 군사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라도 최소화해야 한다. 북한은 2014년 대북전단을 향해, 이듬해에는 남측 확성기 시설을 향해 포격을 한 적이 있었다. 북한이 연일 경고장을 날리는 시기의 대북전단 살포는 이런 군사 행동을 유발할 위험이 적지 않다. 남북 상호 자제가 절실한 마당에 접경지역 주민이 느끼는 심각한 불안마저 아랑곳하지 않고 “표현의 자유” 운운하며 대북전단 보내는 것이 누구에게 무슨 도움이 되는지 알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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