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새로운 아이폰 운영체제(OS) 'iOS14'를 공개했다. 올해 가을 정식 출시되면 홈화면에 다양한 위젯을 넣어 자신에게 맞는 형태로 꾸밀 수 있게 되고, 아이폰으로 자동차 문을 열고 시동을 걸 수 있게 된다. 아이폰 이용자들의 '염원'이었던 멀티태스킹 기능도 생긴다. 그러나 새 기능 대부분이 구글 안드로이드OS에서 이미 제공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업데이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애플은 22일(현지시간) 애플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0'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WWDC는 애플이 매해 6월 일주일간 미국 캘리포니아에 전 세계 개발자 수천 명을 모아 여는 대규모 개발자회의 겸 신제품 발표 행사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처음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참가 신청을 모두 받아준 터라 회의 참여 개발자가 사상 최대인 2,300만명에 달한다.
애플, 새 운영체제 ‘iOS14’
개인 특성에 맞는 위젯 설정 가능
아이폰으로 車 시동까지 걸어
올가을 정식 버전 출시될 듯
이날 기조연설에서 가장 눈길을 끈 내용은 아이폰 홈 화면의 변화였다. 기존 홈 화면에서는 앱 아이콘 또는 폴더를 단순히 나열하는 형태만 허용됐지만, iOS14부터는 다양한 위젯을 활용해 화면을 꾸밀 수 있다. 위젯이란 앱을 열지 않더라도 바탕화면에서 간단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창이다. 아이폰에서도 홈 화면을 열자마자 시계 달력 지도 음악 사진 등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은 "위젯은 다양한 크기로 어떤 자리에든 넣을 수 있다"며 "시간이나 개인의 특성에 맞게 그때그때 필요한 위젯을 표시해 주는 '스마트 스택' 기능도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 OS가 탑재된 아이폰은 자동차 문을 열고 시동을 거는 '스마트 키'의 역할도 할 수 있다.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활용해 차 문에 아이폰을 갖다 대면 잠금이 풀리고, 차에 올라타 무선충전기 위에 아이폰을 올려놓으면 시동이 걸린다. 독특한 점은 친구와 스마트 키를 쉽게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에밀리 슈버트 애플 수석매니저는 "인증 후 간단하게 아이메시지를 통해 차 키를 넘겨줄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특정 기능을 이용할 수 없도록 제한을 걸 수도 있다"며 "이 기능은 내년 출시되는 BMW 5 시리즈부터 이용 가능하며, iOS13에서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드로이드 사용자엔 데자뷔”
언론은 혁신 요소 부족 지적?
동영상을 보면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거나 인터넷 검색을 하는 멀티태스킹 기능도 구현된다. 이는 유튜브나 영상통화, 화상회의 등 스마트폰 내 동영상 이용이 늘어나는 와중에 기존 아이폰 이용자들이 가장 불편을 느끼는 부분이기도 했다. 애플이 새로 선보이는 '픽처 인 픽처(PIP)' 기능은 페이스톡이나 영상을 작은 팝업 화면으로 띄워 두고 다른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영상이 화면에서 벗어나더라도 소리는 계속 재생되고, 팝업된 영상은 크기 및 위치를 간편하게 조절할 수 있다.
그러나 올해 WWDC를 기다려 온 아이폰 이용자 사이에선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아이폰12 등 새로 나올 스마트폰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고, 업데이트된 소프트웨어도 '혁신'이라고 할 만한 요소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애플이 새롭게 공개한 '앱 클립(QR코드나 NFC를 통해 미설치 앱을 이용할 수 있는 기능)' '앱 라이브러리' '자전거 길찾기' 등은 모두 안드로이드에서 이전부터 제공해 온 기능이다. NFC를 활용한 차 키 기능도 안드로이드에서는 지난해부터 새로 출시된 현대차 모델에 적용되고 있다. IT전문매체 씨넷은 "새 기능은 아이폰 이용자에겐 새롭게 느껴지겠지만, 안드로이드 기기에 익숙한 사람들은 데자뷔가 느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iOS14는 이날부터 개발자 프리뷰 버전이 제공되고 정식 버전은 올해 가을 출시된다. iOS13과 마찬가지로 아이폰6S 이상 기종에 제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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