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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장남 노재헌 "100번이고 1000번이고 사과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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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장남 노재헌 "100번이고 1000번이고 사과할 것"

입력
2020.06.23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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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거동이나 발언 못해… 5ㆍ18 관련 증언 취합 중”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씨가 지난달 29일 광주 남구 오월어머니집을 찾아 사무총장에게 사죄의 뜻을 밝히고 있다. 광주=뉴시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씨가 지난달 29일 광주 남구 오월어머니집을 찾아 사무총장에게 사죄의 뜻을 밝히고 있다. 광주=뉴시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은 23일 “치유와 화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100번이고 1,000번이고 사과를 해야 되고 할 수 있다”고 23일 말했다. 노 원장은 신군부 지도자의 직계가족 중 처음으로 5ㆍ18 민주묘지를 찾아 사죄했다.

노 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역사의 진정한 화해를 위해서는 가해자 측에 있었던 분들의 진정한 사과가 우선”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달 29일 5ㆍ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노 전 대통령의 이름으로 헌화했다. 노 원장은 병세가 악화된 노 전 대통령을 대신해 지난해에도 두 차례 광주를 찾은 바 있다. 노 원장은 “(노 전 대통령이) 병상에 누워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상황이 오면서 참배를 하고 또 사죄의 행동을 옮겨야겠다는 생각은 항상 있었고 저한테도 고스란히 마음의 짐이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러다 작년 어느 날 갑자기 그냥 마음속에 이제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일단 참배하러 가자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서 그냥 무작정 내려갔다”고 덧붙였다. 노 원장은 “머리로 따르기보다는 마음을 따라서 몸이 움직였던 것 같다”’고도 했다. 

5ㆍ18 관련 단체들은 이 같은 노 원장의 행보에도 노 전 대통령 본인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이 2011년 회고록에서 ‘5ㆍ18의 원인은 유언비어’라고 쓴 부분에 대한 수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노 원장은 “만약 (회고록을) 다시 출판하게 된다면 개정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아버님이 병상에 누운 지 10년이 넘었고, 말씀과 거동을 전혀 못 하신지도 꽤 오래됐다”며 직접 발언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도 말했다. 그러나 “참배할 때마다, 광주 가서 여러 가지 (한 일을) 아버지께 보고를 다 드렸다”고도 했다.

노 원장은 이어 노 전 대통령의 5ㆍ18 관련 기록, 주변의 증언 등을 취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회고록 이외에 다른 방법이 있다면, 아버지의 진심을 좀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노 원장은 “(노 전 대통령은) 광주에 5ㆍ18과 어떤 역할을 했던 간에 본인의 책임을 회피하려고 생각하신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역사에 과오가 있다면 본인이 다 안고 가겠다 하는 입장을 항상 가지고 계셨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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