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측근 검사장과 유착 불거진 채널A 기자 사건, 법률적 판단 갈려
자문단 위촉 권한은 尹에…기싸움 예고도
검찰 고위 간부와 유착해 여권 인사 비리를 캐려했다는 의혹을 받는 채널A 이모 기자 사건은 결국 전문수사자문단의 판단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 검사장과 관련된 의혹인 만큼 자문단의 결론은 윤 총장조차 뒤집긴 쉽지 않다. 더구나 이해관계나 법률적 판단이 크게 엇갈리는 사건이라 검찰 안팎에서는 자문단 구성 단계에서부터 치열한 샅바싸움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추미애 법무부 장관까지 개입한다면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재충돌이 불가피하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는 채널A 이 기자와 H검사장이 직접 만나 나눈 대화의 녹음파일을 확보했다. 채널A 법조팀 소속 이 기자와 백모 기자가 지난 2월13일 윤 총장의 부산고검·지검 순시를 취재하기 위해 부산에 방문, H검사장과 면담을 하며 녹음한 파일이다. 이 자리에서는 검찰 현안 이슈와 더불어 신라젠 수사와 관련된 대화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같은 사실관계를 두고도 수사팀과 대검찰청 지휘부는 서로 다른 법리적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이 녹음파일이 검언유착의 결정적 증거이고,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구속영장까지 청구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 기자와 H검사장이 사전에 신라젠 사건 취재와 수사를 공모한 근거라는 것이다. 하지만 대검 지휘부 내에서는 이 같은 사실관계를 고려하더라도 현행법상 강요미수 범죄가 성립하지 않고, 이 기자를 기소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전문수사자문단 논의에서도 세 사람의 만남과 당시 오간 대화 내용을 어떻게 평가할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자문단은 대검과 수사팀 사이에 서로 의견이 엇갈릴 경우 활용되는 협의체다. 지금까지는 수사로 확보된 사실관계에 대해 법리적 평가가 갈릴 경우 회부됐다.
같은 사실관계에 대해 법률적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만큼, 자문단 구성 단계부터 신경전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검 예규에 따르면 자문단 구성은 심의대상 사건을 담당하는 일선 청 수사팀과 대검 소관 부서의 후보자 추천을 받아 이뤄진다. 미리 구성돼 있는 풀단 가운데 수사팀과 대검이 각각 자문단원 후보자를 추천하고, 이후 서로가 추천한 인물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될 경우 이의를 제기해 빼거나 추가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자문단에 대한 위촉 권한은 최종적으로는 총장에게 있다. 윤 총장의 측근 검사장과 관련된 사건인 만큼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 사건 때처럼 자문단 구성부터 서로 이견을 보일 수 있는 것이다.
잡음이 불거진다면 추미애 장관이 개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총장 주변을 타깃으로 한 수사라서 윤 총장이 보호 차원에서 무리수를 쓴다면 추 장관도 가만 있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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