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식 청년 정치인 육성 시스템
미래통합당 혁신 대수술을 집도하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한국형 영 유니온(Junge Unionㆍ독일어 융에 우니온)' 시스템을 당내에 본격적으로 이식한다. '영 유니온'은 독일 기독교민주당ㆍ기독교사회당의 청년 조직으로, '청년 정치의 산실'로 꼽힌다.
통합당 비대위는 22일 회의에서 당내 '한국형 영 유니온 준비위원회' 발족을 발표했다. 준비위는 김재섭·정원석 비대위원과 청년 당원들로 구성됐다. '한국형 영 유니온'은 청년 정치 플랫폼으로서 청년의 정치 참여를 유도하고 2022년 대선에서 다룰 청년 의제를 선도적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서 김재섭 비대위원은 "여야를 막론하고 정당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건 젊은 세대가 공감하기 어려운 '기성 세대'"라며 "빈사 상태에 빠진 한국 청년들을 위한 든든한 정치 집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성 정치인과 청년 정치인의 줄 세우기식 '종적 연대'를 끊고, 다양한 청년 단체와 '횡적 연대'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이 대선, 총선 때마다 청년들을 영입한 뒤 액세서리로 쓰고 버리는 관행에서 탈피하고, 청년들의 목소리를 스스로 키워나가겠다는 뜻이다.
이는 '정치 기본기부터 철저하게 준비된 정치인이 나와야 한다'는 김종인 위원장의 평소 인식과도 궤를 같이 한다. 당내 청년 조직 혁신으로 청년들에게 실질적 권한과 역할을 주고, 청년들끼리의 경쟁을 통해 ‘프로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한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그는 지난 여러 대선에서 '킹 메이커' 역할을 하면서 '어느날 갑자기 등장한 지도자의 시효는 끝났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독일 기민당·기사당의 영 유니온은 14~35세 청년 당원으로 구성됐으며, 회원은 전국적으로 12만명에 이른다. 전당대회를 열어 자체적으로 청년 지도부를 뽑고, 중앙당 지도부가 민심에서 벗어날 때마다 강력하게 비판하는 역할을 한다. 김 위원장이 중·노년 기득권 남성 일색의 통합당에 자생적인 청년 조직을 심음으로써, 젊고 지속가능한 정치로 체질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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