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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호한 모습" 정부 낙관 열흘 만에... 수출 다시 곤두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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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호한 모습" 정부 낙관 열흘 만에... 수출 다시 곤두박질

입력
2020.06.22 20:00
수정
2020.06.22 21:56
16면
0 0

승용차, 석유, 가전 감소폭 커
일 평균 수출액 전년보다 16% ↓

지난 1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울산=뉴스1

지난 1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울산=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이달 초 반짝 상승했던 수출 실적이 다시 고꾸라지는 모양새다. 이번 달 1~20일 하루 평균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15% 넘게 감소했다. 정부가 "양호한 모습"이라며 낙관적인 진단을 내놓은지 열흘 만에 다시 4,5월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6월 1~20일 수출액은 25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20억4,000달러) 줄었다. 이는 올해 조업일수(16일)가 1.5일 더 많았던 영향으로, 조업일수 차이를 감안한 일평균 수출액은 16.2% 급감했다.

일평균 수출액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 3월 7.5%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4월(-18.3%)과 5월(-18.4%) 연이어 감소폭이 확대됐다. 현재까지 추세가 계속된다면 이달 월 단위 수출액도 4, 5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쪼그라들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승용차 수출 충격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보다 조업일수가 더 많았음에도 수출액이 36.7%나 줄었다. 여기에 주요 수출품목인 석유제품(-40.9%), 가전제품(-14.9%) 등도 감소폭이 컸다. 이 기간 반도체 수출은 2.6% 늘었는데, 조업일수 차이를 감안하면 일평균 수출액이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선박(35.5%), 무선통신기기(10.9%)는 수출이 개선됐다.

최근 일평균 수출액 동향.

최근 일평균 수출액 동향.


지역별로는 미국과 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액이 전년 대비 10.0%, 13.9%씩 줄어들어 코로나19 피해가 뒤늦게 발생했던 지역에서 수출 위축세가 계속됐다. 반면 중국과 싱가포르에 대한 수출은 14.5%, 16.7%씩 증가했다.

이번 수출액 지표가 더욱 아쉬운 점은 이달 초 잠깐 내비쳤던 수출 충격 완화 조짐이 며칠 사이 사라졌다는 데 있다. 6월 1~10일 일평균 수출액은 9.8% 줄어드는 데 그쳐 4, 5월 감소폭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에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12일 "6월 들어 주요국 봉쇄조치 완화, 경제활동 재개 영향으로 일평균 수출이 한 자리 수 감소에 그치는 등 양호한 모습"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또 "미국, EU로의 수출도 큰 폭으로 개선된 점은 고무적"이라고도 했지만 불과 열흘 만에 해당 지역의 수출 충격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

한편 1~20일 수입액은 전년 동기 12.0%(33억6,000달러) 줄어든 245억달러로 집계됐다. 반도체제조용장비(113.1%)를 중심으로 일부 품목 수입액이 크게 늘긴 했으나, 원유(-63.3%), 가스(-19.2%) 등에서 감소폭이 컸다. 지역별로는 미국(-6.2%), 일본(-7.3%), 중동(-50.6%) 수입액이 줄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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