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文대통령 판문점 동행 수차례 거절... 김정은도 원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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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文대통령 판문점 동행 수차례 거절... 김정은도 원치 않아”

입력
2020.06.21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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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회고록 전문 공개]
“트럼프, 판문점 회담 당일 오전 靑서
文대통령에 여러번 완곡하게 거절...?
큰 기회 놓치고 싶지 않다” 말해

문재인(오른쪽부터)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자유의집 앞에서 만나 나란히 서 있다. 판문점=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두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 자유의집 앞에서 성사된 남ㆍ북ㆍ미 정상회동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참여를 원치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오는 23일 출간을 앞둔 ‘그것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트럼프 행정부의 한반도 외교와 관련한 다양한 뒷얘기를 전했다.

회고록에 따르면 판문점 회담 당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은 문 대통령의 참석 요청을 세 차례나 거절했다. 당시 동행을 강력히 원했던 문 대통령에게 트럼프가 먼저 “같이 가서 만나면 보기 좋을 것”이라고 돌발 발언을 했다. 그러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끼어들어 “전날 밤 타진했지만 북한 측이 문 대통령의 요청을 거절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근처에 없기를 바랬던 트럼프가 본심과 다른 말을 하자, 북한의 거절 의사를 들어 문 대통령의 요청을 거절한 것이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김정은이 한국 땅에 들어섰을 때 내가 없으면 적절하지 않게 보일 것”이라며 “김정은에 인사하고 그를 트럼프에 넘겨준 뒤 떠나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트럼프는 “나는 그러길 바라지만 북한 요청대로 할 수밖에 없다”고 완곡하게 거절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이 함께 비무장지대(DMZ)에 방문하는 건 처음”이라며 재차 설득에 나섰지만 트럼프는 “이 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며 또 한 번 거절했다.

트럼프는 “나를 서울에서 DMZ로 배웅하고 회담 후 오산공군기지에서 다시 만나도 된다”고 문 대통령에게 역제안을 하기도 했다고 볼턴은 회고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DMZ 내 관측 초소까지 동행한 다음 결정하자”고 답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판문점 자유의집까지 트럼프와 김정은을 안내했고, 4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남ㆍ북ㆍ미 정상 간 3자 회동이 성사됐다.

볼턴 전 보좌관은 문 대통령이 같은 날 오찬에서 트위터로 판문점 회동을 성사시킨 트럼프에게 “한국은 김 위원장과 핫라인을 개설했지만 그것은 조선노동당 본부에 있고 그(김정은)는 전혀 거기에 간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confessed)고 주장하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 9일 이 핫라인을 포함한 남북 간 모든 통신 연락 채널을 차단ㆍ폐기한다고 통보한 상태다.

회고록에는 2018년 5월 싱가포르,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때 일화도 담겼다. 볼턴은 싱가포르 회담 직전 김정은의 친서를 전하기 위해 백악관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긴장한 나머지 친서를 차에 놓고 내리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전했다. 당시 트럼프는 김영철과 북측에 줄 선물을 고심해 골랐고, 선물 박스에 주름이 있다는 이유로 백악관 직원들에게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고 볼턴은 썼다. 돈 맥간 당시 백악관 법률 고문은 선물에 대해 “명백한 대북제재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2월 28일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뒤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비행기로 북한까지 바래다 주겠다”고 제안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당시 김정은이 “그 무엇에도 비할 바 없는 제안을 갖고 먼 길을 왔는데도 트럼프가 만족하지 않다니 기분이 좋지 않다”고 하자 트럼프가 “하노이에서 계획한 만찬을 취소하고 북한까지 비행기로 데려다 주겠다”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또 볼턴은 하노이 회담에서 걸어나간 트럼프 대통령이 한 달쯤 뒤부터 후회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전쟁에 10센트도 쓰지 말아야 한다” “대북 추가 제재를 철회하고 싶다”고 쓰며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인 게 그 증거라는 설명이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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