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 연구 결과 잇따라

미국 뉴욕 시민들이 20일 맨해튼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코로나19와 경기침체, 인종문제 등으로 미국민들의 행복 수치가 지난 50년 중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국민들이 국가의 미래에 대해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지난 50년 중 가장 불행하다고 여긴다는 연구조사가 잇따라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와 경기침체, 인종 차별 반대 시위가 덮친 상황에서 미국민들이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어 장기적인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최근 공개된 미 시카고대 연구진의 ‘코로나19 대응 추이조사’에 따르면 미 성인의 14%만이 행복하다고 답했다. 2018년 조사(31%) 때보다 17%포인트나 줄어든 수치다. 때로 고립감을 느낀다는 응답도 50%에 달해 2018년(23%)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1972년 이후 2년 마다 실시된 설문 조사에서 ‘행복하다’는 응답이 29% 밑으로 떨어진 적은 없었다. 이 조사가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불거지기 전인 지난달 실시된 터라 행복 수치는 더 떨어졌을 것이라고 시카고트리뷴은 전했다.
미국심리학협회(APA) 조사에선 미국민들의 70%가 자신들이 기억하는 미 역사에서 지금이 최저점이라고 답했다. 응답자의 80%는 나라의 미래가 스트레스의 심각한 원천이라고 대답했다. 미국민들이 자국에 대한 자긍심을 잃고 국가의 장래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제이미 디아즈 그라나도스 APA 연구원은 USA투데이에 “과거 보지 못한 위기의 정점에 직면해 있다”며 “코로나19, 경기침체, 인종문제 각각에서 국민들이 심리적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유색 인종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면서 “집단 트라우마의 장기적 파급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에서 심리적 고통을 겪는 흑인이 백인보다 20%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인종 차별이 스트레스의 원인이라고 답한 흑인들의 비중도 지난 한 달간 42%에서 55%로 증가했다.
아울러 이달 의학저널 JAMA에 게재된 보고서에서도 중증의 심리적 고통을 겪는 미국 성인이 2018년 4월 조사(4%)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이끈 베스 맥긴티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증가를 예상하긴 했으나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놀라워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로 인한 극심한 고통이 장기적인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맥긴티 교수는 “정확한 예측은 아니지만 많은 이들이 정신 치료를 받아야 하는 단계로 악화할 수 있는 위험에 처해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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