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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함께 극복해요”

입력
2020.06.22 04:30
수정
2020.06.22 06:33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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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도시락·SNS로 이웃 살피는 KT&G

4월 KT&G 신탄진공장 직원들이 취약계층 가정을 방문해 한 할머니에게 지역 소상공인에게서 구매한 재료로 만든 도시락 상자를 전달하고 있다. KT&G 제공

4월 KT&G 신탄진공장 직원들이 취약계층 가정을 방문해 한 할머니에게 지역 소상공인에게서 구매한 재료로 만든 도시락 상자를 전달하고 있다. KT&G 제공


부산 행복한 공부방 지역아동센터의 이재현 센터장은 지난달 KT&G 부산본부 직원들과 함께 지역 전통시장인 부전시장을 찾았다. 지역 아동과 청소년 1,200여명에게 전달할 도시락에 쓸 과일과 채소, 반찬 등을 시장 소상공인들을 통해 구매하기 위해서다. 이 센터장은 “신선하고 좋은 물건을 고르려고 바쁘게 움직였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회상했다.

이들이 만든 도시락 이름은 ‘상상나눔’. KT&G는 지난 4월부터 경남본부를 시작으로 상상나눔 도시락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때문에 경제적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 무료 급식소 운영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지역 상권에서 구매한 농수산물로 도시락과 식자재 상자를 만들어 복지기관을 통해 취약계층 가정에 전달하는 것이다. 필요한 비용은 KT&G 임직원들의 자발적 성금으로 모인 ‘상상펀드’로 전액 마련했다. “과일 상자를 받은 가정에서 어린이가 함박웃음을 짓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내와 큰 감동을 느꼈다”고 이 센터장은 덧붙였다.

활동에 참여한 김성태 KT&G 경남본부 과장은 “개학 연기 때문에 밥을 못 먹는 아이들이 있다는 걸 도시락을 배달하면서 알게 됐다”며 “가까운 이웃에 무관심했던 걸 반성하게 된 뜻 깊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KT&G 전북본부가 기부한 900만원의 상상펀드 기금으로 전주 취약계층에 식사를 제공한 정원석 전주시 자원봉사센터 부장은 “지역 농산물로 만든 상상나눔 도시락이 하루 한 끼 해결도 버거운 어르신들에게 밥 한 끼 이상의 큰 나눔이 됐다”고 전했다.

5월 KT&G 부산본부가 상상펀드 기금을 활용해 마련한 과일 상자를 선물 받은 부산의 한 어린이가 상자를 뜯어본 뒤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KT&G 제공

5월 KT&G 부산본부가 상상펀드 기금을 활용해 마련한 과일 상자를 선물 받은 부산의 한 어린이가 상자를 뜯어본 뒤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KT&G 제공


백복인(가운데) KT&G 사장이 창립기념일을 앞둔 3월 화훼농가 돕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직원들에게 꽃을 선물한 뒤 강남구 서울사옥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KT&G 제공

백복인(가운데) KT&G 사장이 창립기념일을 앞둔 3월 화훼농가 돕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직원들에게 꽃을 선물한 뒤 강남구 서울사옥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KT&G 제공


코로나19의 영향이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이 예년에 비해 위축되고 있다. KT&G는 이런 와중에도 지역경제 살리기와 취약계층 지원에 앞장서는 중이다. 코로나19가 확산세에 접어든 지난 2월 KT&G는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신속하게 단계별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1단계는 성금이나 물품을 직접 보내는 물리적 지원(규모 17억원), 2단계는 재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맞춤형 지원(7억원), 3단계는 응원 캠페인을 비롯한 심리적 지원(1억원)이다.

1단계부터 바로 실행에 옮겼다. 상상펀드를 활용해 2월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긴급지원금 5억원을 기부했다. 이 지원금은 자가격리자와 의료진을 위한 식료품과 방역물품 구매에 쓰였다. 자회사인 KGC인삼공사와 함께 10억6,000만원 상당의 홍삼 제품을 방역 현장 종사자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또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해 회사가 소유한 임대 건물에 입주해 있는 영세사업자들을 대상으로 고정임대료를 인하했다.

4월부터는 상상나눔 도시락을 비롯한 2단계 지원을 시작했다. KT&G복지재단은 코로나19에 취약한 독거노인들에게 도시락과 함께 위생용품, 비타민을 전달하고 있다. KT&G장학재단은 저소득층 대학생들 돕기에 나섰다. 코로나19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저소득층 대학생 200명을 모집해 연간 최대 400만원씩 총 8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KT&G장학재단은 여기에 태블릿 PC까지 추가로 제공해 학생들의 ‘언택트(비대면)’ 수업도 지원할 예정이다.

3단계 지원은 코로나19 상황 장기화로 지친 사회 구성원들을 응원하기 위한 캠페인 참여다. 먼저 KT&G는 졸업식과 입학식 같은 행사가 취소 또는 축소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훼농가를 돕기 위한 릴레이 캠페인에 동참했다. 백복인 사장이 앞장 서서 지난 4월 1일 창립기념일을 앞두고 직원들에게 꽃과 함께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고, 이어 5월에도 임직원 가족들에게 꽃을 선물했다.

지난달에는 사내 캠페인 ‘식구(食購)’ 프로그램을 통해 농가 지원에 나섰다. 식구라는 이름에는 다 같이 식구가 돼 ‘먹고(食)’ ‘사서(購)’ 코로나19를 극복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KT&G 직원들은 인근 전통시장에서 도시락을 구매해 점심식사를 했고, 지역 농가가 생산한 농산물을 사내에서 홍보하며 판매도 했다.

5월 강남구 KT&G 서울사옥에서 직원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지역 전통시장에서 구매한 도시락을 나르고 있다. KT&G 제공

5월 강남구 KT&G 서울사옥에서 직원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지역 전통시장에서 구매한 도시락을 나르고 있다. KT&G 제공


5월 강남구 KT&G 서울사옥에서 직원들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응원 문구가 담긴 뱃지를 들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KT&G 제공

5월 강남구 KT&G 서울사옥에서 직원들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응원 문구가 담긴 뱃지를 들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KT&G 제공


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 힘든 청년들을 응원하기 위한 ‘치어링 뱃지 챌린지&공모전’을 전개하고 있다. 감염 예방을 위해 써야 하는 마스크에 응원의 의미를 담은 뱃지를 달아 감동과 웃음을 전달하겠다는 취지다. KT&G는 5월 21일부터 한 달 동안 대학생을 대상으로 마스크 뱃지의 디자인을 공모하는 중이다. 이와 동시에 KT&G는 사내에서 만든 뱃지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치어링 뱃지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응원 문구와 함께 뱃지 디자인을 게시하고 다음에 참여할 지인을 지목하는 릴레이 방식이며, SNS 게시물 한 건당 2020씩 모아져 코로나19 극복 기부금으로 적립된다.

이 기부금은 등교가 연기돼 캠퍼스 생활을 경험하지 못하고 있는 20학번 대학 신입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쓰일 예정이다. KT&G 관계자는 “사내에서 시작된 작은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많은 이들이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챌린지 형태로 선보이게 됐다”며 “이번 캠페인이 지친 학생들을 달래주는 치유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KT&G는 ‘더 좋은 내일을 상상합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기업시민으로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왔다. 2004~19년까지 KT&G는 사회공헌 활동에 총 1조279억원을 썼다. 지난해에만 매출액의 약 3.4%에 달하는 1,010억원을 사회공헌에 투자했는데, 이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밝힌 국내 200대 기업의 매출액 대비 사회공헌 비율 평균치(0.2%)의 15배가 넘는 규모다.

KT&G의 사회공헌 활동은 경영진이 결정하는 하향식이 아니라 직원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상향식이다. 연간 운영 규모가 약 40억원에 이르는 상상펀드 역시 이렇게 능동적으로 조성됐다는 설명이다. “기부를 낯설게 여겼던 직원들도 상상펀드를 통해 이웃을 부담 없이 돕는 나눔의 기회를 경험하게 됐다”고 KT&G 측은 전했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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