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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도 환호한 여자골프 '발코니 1열' 응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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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도 환호한 여자골프 '발코니 1열' 응원전

입력
2020.06.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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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 내 위치한 '청라 더카운티 웨스트 2차' 주민들이 4번홀 그린 앞에 있는 집에 모여 기아한국여자오픈 최종라운드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김형준 기자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 내 위치한 '청라 더카운티 웨스트 2차' 주민들이 4번홀 그린 앞에 있는 집에 모여 기아한국여자오픈 최종라운드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김형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무관중 경기로 진행된 기아자동차 제34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 대회에선 선수들이 특정 홀을 지날 때면 관중의 힘찬 응원소리가 들려왔다. 관중 입장을 허용한 건 분명히 아닌데, 선수들이 지나갈 때면 이름까지 호명하며 "굿 샷!" "나이스 퍼트!"을 외치는 소리가 4라운드 내내 중계방송에 고스란히 담겼다.

 기아한국여자오픈 최종일인 21일 4번홀 그린 바로 앞에 위치한 집 발코니엔 입주민 10명이 모여 앉아 치킨과 맥주, 과일 등을 나눠먹으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응원단의 정체는 대회장인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 내 타운하우스 '청라 더카운티 웨스트 2차' 입주민들. 타운하우스가 베어즈베스트 청라GC 미국코스 내에 조성된 터라 평소에도 골프장을 바라보며 살던 이들은, 이번 대회가 무관중 대회로 치러지면서 뜻밖의 특혜를 누리게 된 셈이다.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 내 위치한 ''청라 더카운티 웨스트 2차' 주민들이 4번홀 그린 앞에 있는 집에 모여 기아한국여자오픈 최종라운드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김형준 기자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 내 위치한 ''청라 더카운티 웨스트 2차' 주민들이 4번홀 그린 앞에 있는 집에 모여 기아한국여자오픈 최종라운드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김형준 기자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 내 위치한 ''청라 더카운티 웨스트 2차' 주민들이 4번홀 그린 앞에 있는 집에 모여 기아한국여자오픈 최종라운드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김형준 기자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 내 위치한 ''청라 더카운티 웨스트 2차' 주민들이 4번홀 그린 앞에 있는 집에 모여 기아한국여자오픈 최종라운드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김형준 기자



 한 주민은 망원경을 들고 선수들을 지켜봤고, 또 다른 주민은 카메라로 선수들의 모습을 담기도 했다. 이날 만난 주민 손정희(62)씨는 "이 집이 여러 홀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입주민들이 이 곳으로 모였다"며 "정작 집 주인은 오전에 교회에 간 상태라 빈 집에 모여 먹고 노는 셈"이라며 웃었다. 주민간 인심도 우애도 그만큼 크단 얘기다.   

 주민 대다수가 평소에도 골프를 즐기는 편이라 관전 매너도 철저히 지킨다. 휴대폰은 모두 진동으로 전환하고, 과도한 음주는 피하고, TV볼륨도 최소화하는 등 나름대로의 규칙도 있다. 4번홀에서 선수들이 퍼팅을 할 때면 작은 대화도 중단하고, 퍼팅을 끝내면 선수 이름을 외치며 큰 박수를 쳐준다. 손씨는 "선수들도 4번홀을 나설 때면 주민들에게 모자를 벗어 인사하거나 손을 흔들어 고마움을 전했다"며 "특히 집 주인이 좋아해 옥상에 응원 현수막까지 붙인 유소연(30)과 정수빈(19)은 이 곳을 지날 때마다 허리숙여 인사하고 갔다"고 했다.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 내 위치한 ''청라 더카운티 웨스트 2차' 주민들이 4번홀 그린 앞에 있는 집에 모여 기아한국여자오픈 최종라운드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김형준 기자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 내 위치한 ''청라 더카운티 웨스트 2차' 주민들이 4번홀 그린 앞에 있는 집에 모여 기아한국여자오픈 최종라운드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김형준 기자


  선수들도 실제 주민들의 '발코니 1열 응원'을 무척 반가워했다. 무관중 대회라 연습경기와 다를 게 없어 아쉬웠는데, 일부 홀에서라도 응원소리가 들려 활력이 됐다는 게 선수들 얘기다. 이번 대회 우승자 유소연은 우승기자회견에서 "대회장이 조용할거라고 생각했는데, 대회장 내에 집이 있는 골프장 특성상 주민들이 많은 응원을 해 주셔서 더 힘이 났던 것 같다"며 "기대하지 않았던 응원을 해주신 거주자분들께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주민들은 하루 빨리 코로나19가 진정돼 갤러리들과 호흡 할 수 있는 날을 고대하고 있다. 손씨는 "집에서 편안하게 세계적인 선수들을 직접 볼 수 있어 좋지만, 그래도 관중을 받는 게 낫다"고 했다. 그는 "선수들을 조금 더 가까이서 볼 수 있고 사인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 게 아쉽다"며 "대회장에 관중으로 들어설 수 있는 날이 조속히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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