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회 감독 체제에서 롯데는 엔트리 변동 폭이 적다. 1군에 있는 기존 선수들이 중용 받기 때문에 2군 선수들에겐 진입장벽이 높다. 특정 선수의 부상 이탈이 아니면 2군 선수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간혹 허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가도 1군 맛만 보고 다시 내려갔다.
롯데는 지난 15일 키움과 주중 3연전을 앞두고 내야수 안치홍(30)과 오윤석(28)의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김민수(22), 배성근(25)을 등록했다. 16일 고척 키움전에서 김민수와 배성근은 각각 3루수, 유격수로 올 시즌 처음 선발 출전했다. 허 감독은 “둘을 언제 쓸지 타이밍을 잡고 있었다”며 “2군에서 꾸준히 잘한다고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민수는 1군 첫 경기에서 4타수 2안타로 멀티히트를 작성했고, 3루 수비도 준수했다. 배성근은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주전 유격수 마차도의 수비 공백을 잘 메웠다. 하지만 이튿날 배성근은 한 경기만 뛰고 2군으로 내려갔다. 배성근의 자리는 내복사근 파열로 지난달 중순 이탈한 정훈이 채웠다.
롯데는 18일에도 엔트리 변경을 단행했다. 1군 말소 선수는 16~17일 선발 3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민수였다. 그리고 대신 햄스트링 통증을 털어낸 안치홍이 올라왔다. 결과적으로 김민수는 1군 등록 3일, 배성근은 2일 만에 다시 2군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허 감독은 안치홍과 정훈이 합류하자 “베스트 라인업이 갖춰져서 너무 좋다”며 “야구장 오는 데 기분이 정말 좋았다. 야구 할 맛이 난다”고 반색했다. 2군으로 내려간 김민수에 대해선 “선수가 못해서가 아니다. 이제 23세 선수다. 경기에 못 뛸 것 같으면 2군에서 다지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좋은 연습은 바로 경기라고 생각한다. 선수 본인과 롯데 구단을 생각하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2군행 배경을 설명했다.
전날 배성근의 말소 그리고 한화와 1대1 트레이드로 올해 롯데 유니폼을 입은 포수 지성준(26)이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할 때도 같은 이유를 들었다. 지성준은 지난 11~13일 LG전에 장염 증세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기존 포수 정보근(21) 대신 처음으로 1군에 올라와 3경기를 모두 뛰었다. 하지만 정보근이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오고 몸 컨디션을 회복하면서 지성준은 다시 짐을 쌌다.
이들 세 명과 달리 허 감독은 3루수 한동희(21)에겐 신뢰를 보였다.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아 3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한동희에 대해 허 감독은 “못해서 안 쓰는 게 아니다. 김동한이 왼손 투수를 상대로 타율이 높았고, 2군에서 올라온 선수를 쓰느라 기회가 가지 않은 것뿐”이라며 “안타 치는 것도 좋지만 어떻게 출루하느냐가 중요하다. 지난 주말 경기에서 출루가 잘 됐다. 타구도 수비 시프트 때문에 그렇지 잘 맞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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